오피스텔이 분양시장에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분양권 거래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매를 목적으로 한 투자자들이 청약당첨 후 300~600만원 가량의 프리미엄을 붙여 분양권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매수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일시에 분양권 매물을 내놓으면서 물량이 남아돌기도 하고 계약포기 잔여분이 재분양되는 경우 웃돈 붙은 분양권 매물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조성근 부동선114 시장분석팀 연구원은 “전매를 목적으로 한 단기투자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며 “분양가가 저렴해 프리미엄이 붙어도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지역적으로 신규공급이 적어 수익성이 확보되는 단지에 한해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매제한 없는 오피스텔, 단타성 투자자 몰리면서 높은 청약 경쟁률 기록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오피스텔이 잇달아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오피스텔이 대세’라는 말을 실감케 하고 있다.
특히 강남과 세종시에 공급되는 오피스텔에는 단기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가세하면서 뜨거운 청약 열기가 나타냈다.
강남3구(서초, 강남, 송파)에서 분양된 강남역 쉐르빌, 강남푸르지오시티, 효성인텔리안 더 퍼스트 등은 평균 2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시 푸르지오 시티는 저렴한 분양가로 52.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6월에 분양한 세종시 2차 푸르지오 시티도 66.43 대 1로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계약 후 웃돈 붙여 분양권 매물 내놓지만 외면당해
청약 당시의 높은 경쟁률만 놓고 보면 계약 후 웃돈이 붙어서 분양권 거래가 이뤄질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오피스텔 계약일 마감과 동시에 단타로 접근한 투자자가 내놓은 분양권 매물이 일시에 출시되면서 매물량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게다가 계약금 납입 이전에 청약당첨권만 거래하기 위한 단기 투자자들이 계약기간 안에 거래성사를 못하면 계약을 포기해 미분양 물량도 나오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많으면 웃돈이 붙은 분양권 매물은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게 된다.
판교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분양되지 않은 물건도 있는데 분양가에 프리미엄까지 붙어서 나온 분양권이 거래가 되겠느냐”며 오피스텔 분양권 거래부진의 원인을 꼬집었다.
또 오피스텔 청약경쟁률은 상당수 허수가 포함돼 있기도 하다. 주택과 다르게 오피스텔은 1개 명의로 비슷한 타입별로 나눠진 군별에 따라 여러 호실의 청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4개의 청약 군이 있으면 1인 명의로 4개까지 청약이 가능하다. 게다가 청약통장이 필요 없기 때문에 위치가 좋은 호실을 당첨 받기 위해 가족 등 타인 명의까지 빌려 청약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청약증거금은 즉시 돌려받기 때문에 일부 좋은 호실만 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최근 대다수 오피스텔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분양이 마감된 것처럼 보였던 단지들이 재분양 광고와 재차 입주자 모집에 들어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자 망설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고분양가
무엇보다 분양권 거래가 부진한 이유는 높은 분양가와 예상하기 어려운 수익성에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분양된 오피스텔의 평균 분양가는 ▲강남3구 1천588만원 ▲판교신도시 1천163만원 ▲분당신도시 1천192만원 ▲광교신도시 1천39만원 ▲강남보금자리 1천67만원으로 대부분 3.3㎡당 1천만원이상 수준이다.
계약면적 85㎡의 경우 평균 2억5천700만원 이상이고 강남3구의 경우 4억원을 웃돈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실투자자가 웃돈까지 붙은 분양권 매물을 선뜻 매수하기는 부담스럽다.
신도시에 분양된 오피스텔의 경우 임대료 수준을 비교할 만한 사례단지를 찾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신도시에는 다양한 개발호재가 있다고는 하나 분양가 수준도 부담이 되는데다 수익성 조차 가늠하기 힘들어 장기임대목적 투자를 망설이게 한다.
◆단기 투자 시 지역 내 공급량 적고 분양가 경쟁력 고려해야
프리미엄이 붙은 오피스텔 분양권이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지만 주변 분양단지보다 가격이 저렴한 경우 거래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
세종시 푸르지오 시티 1차는 가장 최근 분양된 2차에 비해 분양권 거래가 활발한 편이다. 프리미엄이 최고 600만원까지 형성돼 있으며 실제 거래 수준은 300~4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시 푸르지오 시티 1차의 분양가격이 2차보다 3.3㎡당 40~50만원 가량 저렴해 프리미엄이 붙더라도 실투자자 입장에선 수용할 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세종시 내 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종시 푸르지오 시티 2차의 경우 분양권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1차는 분양가격이 저렴해 어느 정도 프리미엄을 감안하고서라도 투자하려는 수요층이 있다”고 전했다.
주변에 공급량이 많지 않아 단기 투자수요가 몰리더라도 분양소진이 빠를 것으로 보이는 단지를 선별해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 처음 분양되는 단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역 내 첫 분양 단지의 경우 주변에 경쟁상품도 없는데다 개발이익이 분양가에 크게 반영되지 않아 가격이 저렴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
근본적인 자금운용과 계획 없이 묻지마식 단기투자의 경우 투자자의 재정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자금여력이 여의치 않은데도 불구하고 분양권에 웃돈이 붙을 거란 막연한 기대감에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계약금만 납입하고 매물을 내놓았지만 막상 팔리지 않으면 분양대금 납입시기가 다가왔을 때 자금부족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제공=부동산114 리서치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