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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을이다”라고 외치면 욕먹기 십상인 날씨다. 10일째 계속된 ‘열대야’로 심신이 지치고 만사가 괴롭다. 그런데 오늘이 진짜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立秋)가 맞기는 맞다.

사전에는 입추를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다는 뜻이라며, “어쩌다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칠월칠석을 전후하므로 밤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우리 눈앞에서 펼쳐진 녹아든 아스팔트와 비오듯 쏟아지는 땀, 그리고 잠 못이루는 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혹자는 자연환경을 훼손한 지구의 역습이라고 한다. 갈수록 짧아지는 봄과 가을을 감안하면 틀린 말은 아닌듯 하지만 보다 설득력있는 진실은 24절기를 따지는 기후의 기준지역이 중국의 화북지방이라는데 있다. 화북(華北) 지방은 현재 베이징시와 텐진시 등이 위치한 중국의 북쪽지방인데, 우리나라가 왜 화북지역 중심의 24절기를 쓰는지는 민족사적 문제로 추후 논의할 문제다. 단, 우리나라가 기준 시(時)를 일본의 동경(東京) 시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과거 약소국의 설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단군이래 광활했던 우리민족의 영토의식이 담겨 있음으로 우선 해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여튼 중국 화북지방 중심의 24절기중 13번째인 입추(立秋)는 말은 가을의 시작이지만 아직 더위에 시달리는 시기다. 사실 8월 상순에 찾아오는 입추(立秋)는 1년중 더위가 가장 극성을 부리는 때인 것이다. 따라서 과거 우리 조상들도 이러한 절기와 미스 매치된 날씨로 고생을 많이 했다는 기록이 수두룩하다.

마침 오늘은 입추이기도 하지만 말복이다. 삼복은 우리 조상들이 체감상 여름 가운데도 가장 더운 시기다. 그런데 입추는 보통 중복과 말복 사이에 위치하는게 상례인데, 이를 미루어 짐작해도 우리 조상들에게 입추는 가장 더운 시기였음이 확실하다.

이렇듯 무더위에 시달리다 보면 안전사고의 위험이 급증한다. 또 급격한 체력저하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중국 고사에도 삼복더위에는 신하들에게 고기를 나누어주었고, 민간에서도 보양을 위해 육식을 했다고 전한다. 특히 진나라 때에는 개를 문에 달아 재액을 막았다고 하니 무더운 시절 견공(犬公)들의 수난역사는 꽤 깊은 듯하다. 우리나라 역시 개를 먹는 풍습으로 인해 서구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지만 ‘보신탕’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아니 몸에 좋다면 뱀 등의 혐오식품도 마다하지않는 풍토에서 개쯤이랴.

입추이자 말복인 오늘, 삼계탕 등 보신(補身)을 파는 음식점은 사람들로 입추(立錐)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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