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5 (일)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아침詩산책]김경주"外界(외계)"

양팔이 없이 태어난 그는 바람만을 그리는 화가(畵家)였다

입에 붓을 물고 아무도 모르는 바람들을

그는 종이에 그려 넣었다

사람들은 그가 그린 그림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붓은 아이의 부드러운 숨소리를 내며

아주 먼 곳까지 흘러갔다 오곤 했다

그림이 되지 않으면

절벽으로 기어올라가 그는 몇 달씩 입을 벌렸다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색(色) 하나를 찾기 위해

눈 속 깊은 곳으로 어두운 화산을 내려 보내곤 하였다

그는, 자궁 안에 두고 온

자신의 두 손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 김경주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랜덤하우스



 

 

 

어머니 대지가 그리운 시대라고 시인은 말하고 싶은 가보다.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색은 과연 어떤 색깔일까. 눈 속 그 깊은 곳으로 내려 보낸 화산은 얼마나 뜨겁기에 어두운 것일까. 드라이아이스는 화상을 입힌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외계(外界)인 여기를, 이 낯설고 어두운 세상을, 모성으로 가득 채울 수는 없을까 시인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조길성 시인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