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9월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혼인시즌이 시작됐다.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인 혼인은 사회와 국가의 기초단위인 한 가정을 새롭게 이루는 중요한 행사다. 가족은 물론 친지와 지인들이 모두 모여 따듯한 마음으로 축하를 해준다. 이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혼인식은 대부분 예식장에서 하게 된다. 따라서 혼인식이 많이 열리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예식장 주변은 매우 혼잡하다. 특히 승용차가 대부분의 가정에 보급된 우리나라의 경우 주차전쟁을 치르게 된다. 아무리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
멀리서 하객들을 싣고 오는 관광버스들도 예식장 주변 교통혼잡에 한몫을 한다. 본보 보도(9월 3일자 6면)에 따르면 수원시내 일부 웨딩홀들이 주말이면 인근 도로에 대형관광버스와 승용차들이 불법주차를 일삼아 가뜩이나 심한 교통체증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이게 수원만의 일은 아니다. 경기도 전체, 아니 우리나라 전체의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더군다나 상습 정체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구간 소재 예식장 주변의 불법 주정차는 ‘교통대란’을 일으킨다. 운전자들은 짜증을 넘어 분노까지 표출하지만 여전히 이런 일은 반복된다.
일례로 상습정체현상이 벌어져 운전자들의 기피구간으로 손꼽히는 동수원사거리와 못골사거리를 잇는 고가 인근의 A웨딩컨벤션의 경우를 들어보자. 이 예식장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1번국도 정체 구간이다. 그런데도 양옆에 대형관광버스들을 배짱으로 불법주차시켜 교통의 흐름을 차단한다. 당연히 대형 교통사고의 위험도 있다. 본보 기자의 취재에 의하면 결혼시즌인 9월에 접어든 지난 주말 내내 대형관광버스들이 오전 9시부터 하루 종일 A컨벤션 인근 도로를 점령하면서 인근 동수원사거리∼못골사거리 구간은 물론 인계사거리에서 창룡문사거리까지 극심한 차량정체로 통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에 웨딩컨벤션 관계자는 “주차장에 대형관광버스가 들어갈 수 없는 실정이고, 외부 주차장은 공간이 비좁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업주나 행정당국이나 이걸 그대로 방관하겠다는 건가? 특히 행정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답답하다. 오죽하면 일부에서는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예식장의 신규허가를 교통이 편리한 변두리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등의 대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예식장은 분명 기쁨과 축하, 덕담이 가득한 시설이다. 그런데 불법 주차로 인해 원성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