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일 후면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다. 한가위, 가배, 중추절(仲秋節)이라고도 불리는 추석은 봄부터 여름 동안 가꾼 오곡백과가 풍성하게 무르익어 수확을 하는 계절이다. 더구나 여름처럼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춥지도 않은 좋은 계절에 맞이하는 명절이기 때문에 조상들은 빈부를 막론하고 이날을 설레며 기다렸다. 속담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 같아라’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삼국시대 초기부터 추석은 명절이었다. 오랜 전통이 있는 만큼 추석명절에는 여러 가지 행사와 놀이가 세시풍속으로 오늘까지 전해내려 오고 있다.
특히 추석날 고향에 가족친지가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눠 먹으며 도란도란 웃음꽃을 피우고 정담을 나누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이다. 평소 바쁜 생활에 치어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 부모님과 형제들, 친척과 이웃을 만날 수 있어 더욱 행복한 명절이다. 그래서 아무리 고향 가는 도로가 정체 현상을 빚는다 해도 짜증을 내지 않고 교통체증을 취재하는 방송사 헬기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송편과 과일이라도 보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풍요의 명절인 추석에는 이웃과의 나눔이 풍성하다.
우리의 미풍양속이다. 올해도 추석을 앞두고 각 언론에는 불우이웃을 돕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기사가 연일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경기침체 탓인지 몇 해 전보다는 못하다. 연합뉴스는 ‘추석을 앞두고 인천지역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후원의 손길이 크게 줄어 소외된 이웃이 유난히 쓸쓸한 명절을 보낼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3일부터 현재까지 2012년 추석명절 이웃사랑 캠페인 중간 결과 모금액은 1억2천300만원인데 이는 목표치 10억원의 12.3%에 불과한 액수로 다음달 5일까지 목표치를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추석을 전후해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모금해 왔지만 올해처럼 실적이 저조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계속된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어려운 처지에 놓이고 일자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인천의 각 복지 시설도 마찬가지다. 예전엔 명절이나 연말연시 때 집중적으로 찾아와 위문품을 앞에 놓고 사진을 찍고 가는 사람들을 싫어했는데 요즘은 이런 사람들이라도 좋으니 많이만 와줬으면 좋겠다는 분위기라고 한다. 어려운 사람이 남의 어려움을 아는 법이다. 비록 경제적으로 힘든 시절이지만 서민들끼리라도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이번 추석에 이웃과 함께 작은 나눔을 실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