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모이는 명절이면 으레 정치얘기로 꽃을 피우게 마련이다. 본선에서는 누구와 누가 붙을 것인가. 뭐니뭐니해도 야권 단일화 성사여부가 초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만일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누가 최종 낙점될 것인가를 놓고 가족들과 갑론을박 할 수도 있다. 5년만에 찾아오는 대통령 선거는 온 국민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생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는 중요한 일이다. 국민들의 관심만큼 목이 타는 이들은 후보 자신들이다.
추석명절 민심은 대선 판도를 결정짓는 주요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18대 대선에선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팽팽한 3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의 여론 흐름이 최대 변수로 꼽히는 야권 단일화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제안한 ‘추석 전 대선후보 3자 회동’은 어려울 것 같다. 안 후보의 조광희 비서실장은 26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최경환 비서실장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잇따라 전화를 걸어 실무접촉을 가졌으나 후보 일정 조정이 어려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야권 단일화 성사여부도 결정되지 않았고 또 야권 최종 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3자회담을 서두를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지적도 여권쪽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한 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새누리당 박 후보는 지난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자 대선가도의 최대 걸림돌인 과거가 문제에 대해 공개 사과했고,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 논의와 거리를 두면서 독자행보를 통해 주도권 잡기에 속도를 냈다. 그간의 여론 흐름이 박 후보의 하락세와 문·안 두 후보의 상승세로 집약되는 가운데 세 주자의 금주 추석행보는 아직 여론에 정확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세 후보의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국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정책과 인기발언과 행동이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을 인기로 뽑는 것은 우매한 국민이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5년 임기동안 자신의 인기도를 유지하기 위해 선심성 멘트와 인기위주의 정책을 남발하게 마련이다. 나라가 거덜나는 것은 뒷전이다. 5년임기가 끝나면 허무할 수 밖에 없다. 추석연휴 동안 차분히 후보의 진정성과 말바꾸기 전력, 정책의 일관성, 도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마음속으로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