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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 용(龍)은 절대권력의 상징이다. 권력의 신성성과 초능력적 파워, 범접 못할 권위를 포함하는 용의 이미지는 현재에 까지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우리 정치권에서는 대권경쟁을 용들의 전쟁으로 비견하고 대권후보들의 치열함을 승천을 위한 용틀임으로 풀이한다.

오경(五經) 가운데 으뜸으로 치는 주역(周易)은 용을 4가지로 분류한다. 우선 잠룡(潛龍)은 작은 연못에 몸을 숨기고 자신의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단계이다.

삼국지의 제갈공명이 와룡(臥龍)으로 불리며 초야에 묻혀있음을 연상하면 쉽게 풀어진다.

다음 단계는 현룡(見龍)인데 점차 이름이 알려져 주변에서 자신을 찾기 시작하는 때이다. 다시 공명을 예로 들면 와룡의 명성을 들은 유비가 삼고초려에 나서는 장면이 상상된다.3번째 단계가 비룡(飛龍)이다. 절대권력을 쥐고 세상을 재단할 수 있는 막강함을 자랑하는데 ‘용중용’이라 하겠다.

누구나 꿈꾸는 단계이지만 머물기는 힘들게 보인다. 마지막이 항룡(亢龍)인데 모든 부귀와 권력이 높아질 때로 높아져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단계다. 달이 차면 기우는 만월(滿月)이 연상된다.

공자는 특히 항룡에 대한 경계심을 제자들에게 가르쳤는데, 너무 높아져서 교만하고 민심을 잃는다고 설파했다.

또 항룡은 너무 존귀해 남을 업신여기고, 주변의 충언이나 조언을 듣지 않는다는게 공자의 풀이다. 조선시대 유학자 김상용은 자신의 문집인 ‘선원유고’에서 “끝까지 올라간 용은 후회하지만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는다”는 ‘항룡유회 지족불욕(亢龍有悔 知足不辱)’을 새기고 평생 좌우명으로 삼았다. 현재도 유학에 심취한 후학들은 항룡유회를 명심한 경우가 많다.

요즘 대권후보들의 움직임이 요란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각 후보들이 앞서 이야기한 4가지 종류의 용과 유사성이 있어서다.

누구는 이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현룡의 단계에 있는가 하면, 누구는 비룡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고, 누구는 이미 항룡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보는 이마다, 또 지지하는 후보를 마음에 품은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누가 항룡이었는지 노정되는게 정치이고 인간사다.바라기는 현재 용틀임을 하는 대권후보들이 항상 비룡의 모습을 유지했으면 한다.

선거를 통한 정통적 권위에 더해 모든 국민이 부여하는 권위로 무장하고 대한민국의 국운을 승천시키길 기대한다.

하지만 지금은 비룡의 모습이나 권좌에 오르면 곧 항룡의 모습으로 변모하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봐왔기에 걱정이 앞서는게 사실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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