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내 강산을 주체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주체적인 시각으로 표현하자"
조선시대는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 경향이 만연돼 있던 시기다. 특히 중국의 정치, 사회, 문화 등에서 중국의 것을 그대로 답습하던 중화주의(中華主義) 사상은 15∼16세기에 이르러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다.
이러한 중화주의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시각을 갖자는 움직임이 17∼18세기 사회 전 분야에서 태동하기 시작했고, 미술에서도 하나의 예술양식으로 발전한다.
그것이 바로 '진경'(眞景) 양식으로 우리의 강산을 자주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주체적으로 표현하자는 데서 출발한다.
그 대표적인 화가로 겸재 정선(1671∼1751)을 꼽을 수 있다. '진경산수화'로 유명한 겸재는 화이론적 세계관에 따라 중국식 화보를 베끼던 정형산수화를 탈피, 직접 전국 곳곳을 답사하고 사생하며 이를 화폭에 담아냈다. 그가 창안한 새로운 화풍은 조선이 주체적인 자주국가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했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 조선후기의 이 예술양식 '진경'을 화두로 삼아 동시대 한국현대미술의 현재과 미래를 가늠해본다.
오는 24일부터 11월 11일까지 미술관 1·2 전시실과 중앙홀에서 갖는 '진경(眞景)- 그 새로운 제안'전에는 모두 62명의 작가가 참여해 현대적 진경의 가능성을 확인해본다.
전시는 소재를 중심으로 '자연' '풍경' '산수' '도시'의 네가지 소주제로 구분해 구성한다. 각 주제는 현대의 작가들이 마주하고 있는 자연적·인공적 환경에 대한 다양한 예술적 해석과 반응을 보여준다.
가장 먼저 '원형으로서의 자연'에는 보다 미시적 시각으로 자연의 원형적 현상을 예술로 표현한 15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회화뿐 아니라 조각, 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형식으로 포착된 순수자연의 세계를 제시한다.
'대기로서의 풍경'에 참여한 18명의 작가들은 한국산하를 소재로 하되 한국의 독특한 대기의 느낌을 표현한다. 이어 '양식으로서의 산수'에서는 진경산수의 전통적인 형식을 회화에서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재해석한 작가 14명이 참여한다.
마지막 소주제인 '환경으로서의 도시'는 현대 진경의 의미를 묻고 있다. 겸재에게 자연이 삶의 터전이자 환경이었다면, 도시에서 나고 자라는 현대 작가들에게는 거미줄처럼 뻗은 도시의 가로와 빌딩 숲이 오히려 진경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15명의 작가가 참여해 도시속 진경의 모습을 자세히 그려내고 있다. 개막식은 23일 오후 4시 국립현대미술관 중앙홀. (02)2188-6000
정수영 기자 jsy@k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