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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행복한 사람

인간이 느끼는 행복(幸福)은 단순히 만족감을 이르는 것일까. 사전에서 설명하듯 ‘고통이 없는 상태 또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상태’만 유지되면 행복할까. 전통적으로 행복은 장수, 부의 축적, 쾌감, 아름다움, 명예, 사랑, 권력, 자유 등을 향유할 때 느끼는 감정이었다.

어제 이런 전통적 행복론을 수정케 하는 재미있는 보고서가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나왔다. 전국의 20세 이상 성인 남녀 709명으로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인 20대 여성 대졸공무원’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행복하다고 느끼는데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역시 10명중 6명꼴로 손꼽은 경제적 요인이다.

하지만 일정부분 고수익을 올린 계층에서는 부(富)의 축적이 행복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자산 20억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들도 절반이상이 행복도가 떨어졌다는 반응이다. 부자들도 불행할 수 있음을 처음 간파한 것은 미국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이다. 그는 1974년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고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s paradox)’을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상반기 유엔의 ‘세계 행복 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를 참고하면 납득이 간다. 한국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점대 후반으로 150개국 중 56위에 머물렀지만 방글라데시나 부탄과 같은 빈국의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최상위권이어서 역설에 힘을 실었다.

역사적으로 냉철한 무신론자부터 감성파 시인에 이르기까지 행복에 대한 관심은 지대했고, 각자가 느끼는 행복론을 후세에 남겼다. 그 가운데 행복연구가 ‘에른스트 게하머’는 행복을 좋은 행복과 나쁜 행복으로 나누고 “좋은 행복은 지속 가능한 행복”이라고 정의했는데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쁜 행복은 주위와 인류에 불행을 가져다 줄 수 있고, 마약이나 도박 등에 대한 중독성 행복 역시 나쁜 행복이라는 해석이다.

게하머는 나쁜 행복은 얻기 쉽지만 좋은 행복은 스스로 행복해지기로 마음먹어야 한다고 설파한데 이어 좋은 행복을 위해서는 사회적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결국 행복(幸福)은 느끼는 것이어서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H. Maslow)의 “사람의 욕구는 어느 단계를 달성하게 되면, 계속하여 더 높은 단계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절대적 행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내일은 오늘보다 좋을거라는 희망이 행복하게 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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