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전이 상대 후보 흠집내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선거일이 6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찌감치 후보를 확정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후보와 야권후보로 분류되는 안철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본선 진출 후보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마다 선거전에 뛰어들어 혼란을 부채질 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정문헌 의원이 지난 8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노무현-김정일 비공개 대화록’ 존재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매각 추진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야 간 공방이 치열하다. 새누리당은 ‘노-김 비공개 대화록’ 의혹 관련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공세를 펴고 있고, 민주당은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매각 추진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주장하고 있다. 두 이슈는 각각 박 후보와 문 후보를 겨냥하고 있어 그 폭발력을 가늠하기 힘들다.
‘노-김 비공개 대화록’ 의혹과 관련해서는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통일부 등 관련 부처도 정 의원의 주장대로 ‘남북 정상이 아무도 배석시키지 않은 채’ 단독회담을 가졌는지, 그리고 그 내용을 북한이 녹취해 우리 측과 공유한 비공개 대화록이 있는지 확인해주면 된다.
NLL에 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은 국가안위와 관련한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여야 공방을 떠나 그 진실이 국민앞에 낱낱이 밝혀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매각 추진 의혹도 마찬가지이다. 정수장학회가 부산일보 지분 100%와 MBC 지분 30% 매각을 추진하고 MBC 지분과 관련해선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이 최근 만나 협의한 만큼 일단 두 사람이 정확한 진상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야권 단일화를 놓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벌이는 단일화 소모전도 볼썽 사납다. 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안 후보가 무소속으로 본선까지 갈 것인지 아니면 문 후보와의 단일화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이는 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지켜봐야 하는 유권자들에 대한 자세가 아니다.
12월 19일 대선 일까지 남은 기간은 짧다. 일자리와 복지, 경제민주화, 외교안보 등과 같은 시대의 화두를 놓고 대선 후보들이 진지하고 치열한 정책대결을 펼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소모적인 정쟁으로 이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준비된 대통령’임을 보여주는데 진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