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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돈으로 안되는 것

유럽의 대표적 재벌인 로스 차일드 가문에는 “돈으로 열리지 않는 문은 없다”라는 금언이 전해진다고 한다. 하기야 은행, 다이아몬드, 석유, 홍차, 호텔, 백화점 등 세계 1류기업들은 손에 쥔 재벌가이기에 가능한 자신감이다. 돈 앞에서는 권력도, 여자도, 명예도 문(門)을 열어주었다는게 엄청난 돈을 가진 가문의 경험이었다.

어디 영국과 독일 등 유럽뿐인가. 동서고금(東西古今)의 경우도 전혀 다르지 않다.

송나라때 태평어람은 1천권에 달하는 잡학사전인데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제나라에 혼기가 찬 여자에게 동쪽에 사는 남자와 서쪽에 사는 남자로부터 혼담이 들어왔다. 그런데 고민은 동쪽 집 남자는 추남이지만 부자였다.

반면 서쪽 집 남자는 미남이지만 가난했다. 부모는 혼란스러워 딸에게 최종결정을 맡기자 딸은 “낮에는 남쪽 집 남자에게 가서 먹고 싶고, 밤에는 서쪽 집 남자에게 가서 자고 싶어요”라는 현답을 냈다.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는 듯한 동양사회에서도 돈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엽기적 사건의 배경에도 거의 전부가 돈이 자리 잡고 있다. 보험금을 노리고 살을 맞대며 살아왔던 아내와 남편을 살해한다. 상속을 빨리 안해준다고 부모에게 행패를 부린다는 기사는 이제 주목도 끌지못할 정도로 일상이 됐다. 어찌 이뿐 이랴.

돈많은 재벌은 자신의 아들이 매맞으면 때린 사람을 납치해 검은 장갑을 낀 채 폭행하고, 또다른 재벌은 자기 직원을 폭행하고 매값이라며 수천만원을 뿌려 해결한다.

사마천은 사기(史記) ‘화식열전’에서 돈의 위력을 이렇게 표현했다. “10배 부자는 헐듣고, 100배 부자는 두려워하고, 1000배 부자에게는 그의 일을 해주고, 10000배 부자에게는 그의 노예가 된다”는게 사마천이 본 돈의 힘이다.

돈의 무서움이 절실한 가운데 얼마전, SNS에서 귀한 인연을 맺은 친구가 짧은 글을 보내왔다.

제목은 ‘돈으로 살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었다. “It can buy a House(집을 살 수 있다) But not a Home(하지만 가정을 살 수는 없다), It can buy a Position(지위를 살 수 있다) But not Respect(하지만 존경을 살 수는 없다), It can buy Medicine(약을 살 수 있다) But not Health(하지만 건강을 살 수는 없다), It can buy Sex(섹스를 살 수 있다) But not Love(하지만 사랑을 살 수는 없다)”

살면서 가끔은, 아주 가끔은 돈으로도 안되는게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싶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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