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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우리 속의 작은 영웅들

미국 CNN이 ‘올해의 영웅 10인’을 발표했다. 선정된 10인은 지구를 지킨 슈퍼히어로도 아니었고, 팬들의 추앙을 받는 스포츠 스타도 아니었다. 물론 대통령이나 인기 영화배우도 없었고, 버핏이나 게이츠 같이 억만금을 들여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인도 포함되지 않았다. ‘영웅’이라 불려서 그렇지 그저 우리 주변의 이웃이거나 같은 소시민 혹은 우리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은 이웃을 위한 구체적 실천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표현했음이 눈에 띈다.

CNN에 따르면 ‘퓨슈파 바스넷’은 네팔의 많은 아이들이 수감중인 부모와 함께 교도소에서 생활한다는데 충격을 받고 수감자의 자녀를 돌보는 아동센터를 세웠다.

익사사고로 아들을 잃은 ‘완다 버츠’는 빈곤층 어린이 1천200여명에게 무료 수영강습 중이며, 전직 군용견 훈련관 ‘메리 코타니’는 시력을 잃은 참전용사 80명을 대상으로 맹인안내견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라지아 잔’은 여성들에게는 지옥이나 다름없는 아프카니스탄에서 350명의 소녀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으며, 알코올 중독자였던 ‘스콧 스트로드’는 운동을 통해 역경을 이겨낸 후 6천명의 주민에게 스포츠를 즐길 기회를 줬다.

또 ‘카탈리나 에스코바’는 콜롬비아 미혼모 2천여명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했으며, ‘툴라니 마돈도’는 남아프리카 빈곤아동을 지속적으로 지원 중이다. 음주 교통사고로 자녀를 잃은 후 장학사업에 뛰어든 ‘레오 맥카시’도 10인의 영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만이 영웅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우리 속에도 영웅은 있다.

지난 17일 이란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우리 축구대표팀은 1:0으로 이란대표팀에게 패했지만 우리 관중들은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경기에서 진 응원단이 적국(?)의 경기장에 흩어진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인터넷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란 언론뿐 아니라 이 장면을 지켜본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감동의 댓글을 릴레이하고 있다.

지난 16일 광주 남구 양림동에는 분홍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40대 초반의 여성이 나타나 익명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400만원이 든 돈봉투를 전달했다. 이어 30분 뒤에는 광주 동구청에 나타나 결식아동을 위해 써달라며 1천100만원의 봉투를 내민 뒤 총총히 사라졌다.

어디 찾아보면 이들뿐이겠는가. 남들이 알세라 조용히 이웃을 돕고,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사회를 위해 작은 실천 혹은 큰 결심을 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기에 이 어지러운 세상이 그나마 돌아가지 않는가.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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