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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섭 고양시생활체육회 어르신전담 지도자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 고양시에 생활체육 어르신 전담지도자로 근무를 하기 시작한지도 어느덧 9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 이제 1년이라는 시간을 바라보고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어르신들을 만날 때의 일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 깊게 새겨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고양시에는 어르신전담지도자가 모두 여자 선생님만 계셨다고 합니다. 지난 1월에 처음 출근을 한 후에 다른 선배지도자선생님의 수업에 참관을 가게 되었을 때 어르신들이 어찌나 저를 반겨주시는지 들어가자마자 박수와 갈채를 받았던 기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어르신이 낯설지가 않습니다. 30년 동안 한집에서 함께 살아온 할머니와 한해 전 돌아가신 할아버지와의 일상생활이 저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에서인지 어르신들과의 대화나 어르신들과의 수업이 제겐 어렵지 않았고, 이곳저곳 수업을 다니면서 나의 할머니 나의 할아버지를 만나는 듯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대학 때부터 10년 이상을 체육과 관련하여 지내고 있지만 정작 집에서 조부모님을 모시고 운동을 한다거나 건강을 보살펴 드리지는 못했던 것이 이제와 새삼 후회가 되고 그 후회가 지금의 어르신들의 건강을 더 살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수업을 하면서 어르신들이 무엇을 가장 좋아하실까 생각을 많이 해 보게 되었습니다. 운동을 정말 열심히 알려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프로그램에 신경을 많이 써서 해보았지만 결국 힘이 드신다며, 팔이 아프다며, 무릎이 아프다며, 한사코 소파에서 내려오시지 않는 분이 늘어났습니다. 결국 운동의 강도와 양은 줄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많이 웃게 해드려야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수업 시작과 중간시점에 레크리에이션을 활용해 보았습니다. 어르신들이 많이 웃으시고 서로 스킨십도 하시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큰 교육을 주신 어르신의 말씀이 있습니다. “그저 웃을 수 있다는 것이 나한테는 최고지” 라는 어르신의 한마디에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 뒤로는 항상 웃는 낯으로 어르신께 다가갑니다.
 

 

 


제가 수업을 하면서 중요시 하는 것은 어르신들의 한 분 한 분 성함을 최대한 빨리 기억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수업 중에도 성함을 불러드리고 수업 내에서 본인의 이름을 그리고 옆 사람의 이름을 부르게 합니다. 어르신들이 본인의 이름을 듣는 것을 매우 좋아하십니다. 지금 내 나이에 어디 가서 내 이름을 듣느냐며 본인의 이름만 들려도 마치 유치원생이 된 것처럼 들떠함이 보입니다. 그리고 항상 웃습니다. 억지로 웃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 때문에 제가 웃습니다. 저를 너무나 아껴주시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알아서 웃음이 납니다. 마치 제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점심때가 훨씬 지나도 아직 점심때가 한참 남아있어도 밥 먹고 가라며, 제 끼니 걱정해주시는 모습, 항상 밥을 가득 담아주시고 꼭 더 먹어야 한다며 한 공기를 더 가져다 내어주시는 고양시에는 이렇게나 많이 제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이분들이 있어서 저는 행복합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보아야 예쁜 어르신들은 그간의 세월이 묻어나는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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