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던 20대 여성을 납치, 끔찍하게 살해해 온국민을 경악시키고 지역의 이미지까지 실추시켰던 흉악범 오원춘(42)은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이에 유가족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재판부의 결정에 분노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무기징역을 받은 오원춘은 특히 그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천안 외국인 교도소로 수감될 것이란 얘기가 돌면서 더욱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천안외국인 교도소는 세계 최초로 건립된 외국인 전용 교도소로서 고급호텔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이 곳은 1천23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외국인 재소자들을 국적별, 종교별로 나눠 수용한다. 또 빵과 샐러드 같은 외국인 입맛에 맞춘 음식을 제공하고 위성방송까지도 도입, 영어·중국어·러시아어·아랍어 등 4개 국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니 ‘호사스런 교도소’라고 불릴 만하다. 차마 필설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오원춘도 이곳에서 편안한 수감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외국인 범죄자들에 대한 특혜문제는 잠시 접어두자. 오원춘처럼 인간이기를 포기한 범죄자들도 이런 곳에 수감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와 특히 다시 들끓기 시작하는 사형제도에 대한 논의가 더 중요하다.
오원춘이 무기형을 선고받자 지난 20일 제주 올레길에서 강성익에게 살해당한 여성관광객의 남동생은 블로그에 ‘오원춘 무기징역’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오원춘과 똑같은 각본대로 살해범 강성익이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 판결을 받는다면 그 판결이 선고됨과 동시에 담당판사는 법원 앞에서 훨훨 불타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분신을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7월 20일 울산 중구 성남동의 다가구주택에 침입해 20대 자매를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한 뒤 도주 50여 일 만에 검거된 김홍일의 유가족도 마찬가지다.
유가족들은 피의자 김홍일의 사형을 촉구하는 서명과 탄원서를 김홍일 1차 공판일인 23일 울산지법에 제출했다. 최근 법원의 잇단 ‘감형 논란’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흉악범들에게 법정 최고형을 내리고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법원의 판결과 유가족의 주장 사이에서 한쪽 편을 들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흉악범들이 그만한 죄과를 받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다만 ‘또 다른 살인’인 사형집행보다는 감형이 없는 ‘평생 강제 노동형’ 같은 방법으로 속죄를 시키자는 여론도 있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