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강화군 불은면에 위치한 ‘옥토끼 우주센터’에는 400여 명의 어린이들이 모여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박수와 함성을 질렀다. 26일로 예정된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염원하는 응원이었다.
흔히 나로호로 불리는 KSLV(Korea Space Launch Vehicle)는 이미 2번의 실패를 맛봤다. 처음 ‘우리기술로 우주로 나아가자’는 의지로 사업이 시작된 것이 2002년이었으니 얼추 10년의 시간 동안 우주를 향한 우리의 꿈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형편이다. 2009년 8월 25일 1차 시도는 ‘페어링의 분리실패’로 나로호는 성공 발사됐으나 과학기술위성 2호를 제 궤도에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절치부심 끝에 2010년 6월 10일 2차 발사했으나 이륙한 지 137초 만에 통신이 두절돼 실패했다.
두 번의 실패과정에서 우리 기술진의 무리한 추진이 도마에 올랐다. 발사 전에 발사를 미룰 상당한 수준의 결함이 발견됐으나 성과주의에 함몰돼 발사를 강행했다는 의혹이다. 앞서 두 번의 실패로 우리 기술진 또한 많은 깨달음과 노하우 그리고 사명감을 새롭게 했으리라 믿는다.
이제 모든 국민의 염원을 실은 나로호는 26일 3차 발사를 앞두고 최종 마무리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 3차 시도는 발사체를 개발한 러시아 측과의 계약내용으로 미루어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알려진 대로 나로호는 100% 순수 국산품은 아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하다고 할 1차 추진체는 러시아가 제공을 한다. 1차 추진체는 나로호를 지구중력을 벗어나 우주로 안내할 역할을 한다. 당초 약속과 달리 러시아가 중요 기술이전을 기피하고 있어 우리 기술진은 모든 기술을 국산화해야 하는 무거운 사명감을 안고 있지만 그동안의 성과로 미루어 기술진은 완전 국산화를 자신하고 있다. 그 선결과제가 바로 2차 추진체 등 각종 국산기술로 진행될 3차 발사의 성공이다.
24일 나로호는 발사대로 이동해 수직으로 세워진 채 카운트다운만 기다리고 있다. 25일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주도로 최종 발사리허설이 진행되고, 날씨나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으면 26일 오후 3시30분에서 7시 사이 창공을 향해 굉음을 내뿜고 치솟을 예정이다.
이미 5천205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이 투여됐지만 성공만 하면 고부가가치의 기술은 물론 국방력 강화에도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
이제는 모든 국민의 눈은 나로호가 발사될 고흥을 향해 있다.
정국은 대선으로 시끄럽고, 경제는 유럽발 악재로 경고음이 커지고 있지만 우주를 향한 우리의 꿈을 포기할 수는 없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