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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부자들이 진정 부러운 것은 그들이 소유한 재산의 무게가 아니라 그들이 없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정신이다.

2개월 전, 지구촌에서 손꼽히는 갑부 11명이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 동참을 선언했다. ‘기빙 플레지’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투자의 귀재로 유명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10년부터 “부자들이 먼저 나서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자”는 운동이다.

그저 상속세를 성실히 납부하거나 세금을 올려 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모은 재산의 절반을 나누겠다는 것이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가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정열과 빛나는 아이디어, 그리고 일생을 바친 헌신 끝에 얻은 재산이라 동참자가 적을 것이라 예단했지만 오산이었다.

인텔의 공동창업자, 세계적 주류회사의 전 회장,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주, 세계적 보험회사 회장, 잘나가는 케이블TV 창업자 등 11명이 “기꺼이 재산 절반을 나누겠다”며 동참했다.

이미 ‘기빙 플레지’에는 CNN 창립자인 ‘테드 터너’, 세계적 경제통신사를 소유한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오라클의 공동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 등 쟁쟁한 이름이 함께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11명의 갑부들이 새로 참여함으로써 ‘기빙 플레지’ 서약자는 총 92명으로 늘었는데 추가 참여자가 준비 중이라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반면 국내로 시선을 돌려보면 경제계를 쥐고 흔드는 대기업의 기부사례는 낯부끄러운 면이 있다.

우선 불법행위에 대한 면책 혹은 사법부의 참작을 기대하며 재산을 기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밀수를 하다가 들키거나 불법으로 재산을 불린 사실이 사법당국에 적발되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기부를 한 것이다. 또 불법 상속, 그룹 오너의 폭행, 사주의 개인적 치부에 따른 기부도 많다.

물론 유한양행 유일한 회장과 같은 천사표 기부도 있지만 아직은 우리사회에서 기업의 기부는 여론에 밀려서 세금을 줄이는 방법으로 이용되는 측면이 강한 게 사실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달력은 12월이 아니더라도 없는 사람들의 삶은 힘들다. 그리고 국가가 지원하지 못하는 소외계층은 기부라는 나눔 정신이 없으면 세월을 버터내기 힘든 세상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할 생각은 없다.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은 남아도는 것을 어떻게 더 불릴까, 어떻게 내 자식에게 남겨줄까 고민하기에 앞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최소한의 예의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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