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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이렇게 우롱해도 되는가

과거 정권에서 대물림한 국책사업 가운데 하나인 경인운하건설이 백지화될 지경에 놓였다. 한강과 서해 사이에 인공수로를 만듦으로써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것이 이 사업의 요지였다.
그래서 한 때는 국민의 주목과 관심을 끌었을 뿐 아니라 반도국가인 우리나라에 역사상 최초의 운하가 생길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러나 경인운하 사업은 애초부터 허구와 망상에서 출발했음이 이번에 드러났다. 24일 감사원은 “정부가 경제성이 떨어지는 경인운하건설사업을 경제성이 있는 것처럼 평가하고, 경제성의 왜곡논리와 함께 평가결과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며 정부에 사업 타당성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사업계획 자체가 엉터리라는 지적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국책사업이란 특정한 목적을 위해 국가가 세운 정책이나 사업을 말한다. 때문에 지방정부가 꾀한 것과는 사업의 성격과 규모가 다를 수밖에 없고, 소요되는 비용 역시 엄청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국책사업은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국민적 합의도 중요하다. 그러나 경인운하의 경우는 수해방지를 목적으로 하천을 정비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운하건설로 확대된 즉흥성의 소산이었다.
감사원이 지적한 결함을 매거하다보면 어쩌다 저지른 실수이겠거니하는 생각이전에, 이런식으로 국민을 우롱해도 되는가라는 분노가 앞선다. 2조2천447억원이 드는 사업비를 1조9천770억원으로 줄이고, 비용대비 편익비율(B/C비율)을 조작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 뿐 아니라 운하를 가로지르는 6개의 교량높이가 15.5m에 불과해 21.5m 높이의 2천 500톤 규모의 피더선은 통과할 수 없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한마디로 치졸하다. 아무리 이 나라가 어수룩하고, 질서가 덜 잡힌 구석이 있다손치더라도, 그리고 정권마다 정치적 야욕 때문에 터무니없는 일에 손을 대는 실수를 범하긴 했지만 이번처럼 뿌리 채 국민을 우롱한 예는 없었다.
이제 정부는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 운하다운 운하가 설치되고, 그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반대할 국민은 없다. 하지만 전후의 조짐이 틀렸다 싶으면 조기에 끝장을 내는 것도 국정능력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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