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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앙꼬 없는 빵도 맛있다

중증외상환자의 전문치료시설인 권역외상센터의 후보군에서 아주대학교병원이 탈락하자 난리가 났다. 이국종 교수의 아주대병원이 탈락했기 때문이다. 권역외상센터를 도입하기까지 이 교수의 역할은 절대적이었고, 관련법은 ‘이국종법(法)’으로 불리기까지 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자 아주대병원이 탈락했다. 이 교수는 아쉬움을 표현했고, 아주대병원과 경기도는 강력 반발했다. 특히 경기도는 김문수 지사가 나서 “심사위원 명단과 평가결과 자료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경기도민으로서 아주대병원의 탈락은 한없이 아쉽다. 지난해 삼호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이 해적에 의해 총상을 입고 입국했을 때, 생사를 넘나들던 그를 아주대병원 이국종교수팀이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살려냈다. 이어 이 교수는 국민들의 관심 속에 중증외상환자 집중치료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여론을 업은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오늘날에 이르게 된 과정을 돌아보면 더욱 아쉽다.

그러나 도지사가 심사의 공정성을 의심하며 심사위원 명단과 평가결과를 공개하라는 것은 포퓰리즘으로 비쳐질 수 있다. 보건복지부 못지않게 경기도 역시 연간 수많은 심사를 통해 도정을 집행한다. 그런데 심사에 탈락한 이해당사자가 자신의 공로를 인정해 달라며 심사위원과 평가결과를 공개하라면 경기도는 공개할 수 있겠는가.

또 복지부가 밝힌 아주대병원의 부실한 심사준비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국종이라는 ‘에이스카드’가 있으니 무조건 된다”고 방심하지 않았나를 돌아보는 것이 먼저다. 아무리 좋은 의사와 시설, 그리고 필요성이 있어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이 미약하다면, 경기도민을 위해서도 아주대병원의 탈락이 나쁘지 않다.

경기도는 중증환자에 대한 집중치료시설의 필요성에 일찌감치 눈을 떴다. 현재 아주대병원과 전국 최초로 중증외상환자를 위한 ‘석해균 프로젝트’를 실시중이다. 따라서 아주대병원의 탈락에 실망할 게 아니라 경기도가 나서 권역외상센터에 지원되는 시설 및 장비 예산 80억 원과 전문의 확보예산 20억 원가량을 지원하면 된다. 이미 경기도는 아주대병원이 선정되면 240억 원을 추가로 지원, 120병상을 확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는가. 도지사가 결심하고 도민들이 뒷받침한다면 무리가 없는 규모다.

마지막으로 국민이나 경기도민들은 ‘이국종같이’ 실력 있고, 열정적이며, 준비된 의사를 원하는 것이지 이국종 혹은 아주대병원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앙꼬 없는 빵도 요리만 잘하면 맛있는 법이다.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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