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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현장]지영환"국민 인권중심 수사구조 개혁은"

 

한국은 기소권자인 검찰이 수사까지 장악함으로써 형사절차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사법구조를 좋은 민주주의라 할 수 있을까. 헌법정신은 국가의 권력을 배분해 각기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헌법적 권력분립은 분할돼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분할된 국가 권력 간에 균형이 성립해야 한다. 균형이 성립하지 못할 때 그 지배자가 강력한 권력을 장악하면 국민 모두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성낙인 서울대학교 헌법학 교수는 “권력 분점만이 권력의 균형추로 작동한다”고 지적했다. 국가기관 상호 간의 권력 분점과 균형도 시급하고, 국가기관 사이의 직급 간 불균형을 시정하지 않고서는 지역 간 권력의 균형을 이루기 어렵다는 말이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의 ‘수사구조 제자리 찾기’ 내용을 간추려 보면 예전에는 하나의 기관에서 죄를 묻고 판단도 하는 소위 사또재판(규문주의)이 이뤄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오랜 권력분립의 역사를 거쳐,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는 수사, 기소, 재판으로 기능을 나누고 이를 경찰, 검찰, 법원에 분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수사구조는 여전히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통합된 전근대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수사구조개혁 문제를 검찰-경찰 간 권한 다툼으로 여기다보니, 그 의미가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심각한 한국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경찰은 각종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 때문에 범죄예방과 범죄수사는 경찰의 본질적인 임무이며,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기능이다. 예컨대 경찰관이 순찰을 돌다가(범죄예방) 도둑을 발견하면 곧바로 잡아 증거를 확보하는 것(범죄수사)은 당연하다.

검사가 화재현장에 몇 번이나 나와 봤을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는 강도와 도둑은 잡아 봤을까? 경찰이 수사를 열심히 해서 범인을 잡더라도, 재판에 넘기지 못하면 처벌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범인을 재판정에 세우는 권한, 즉 기소권은 강력한 권한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기소는 오로지 검사만이 할 수 있으며, 이를 ‘기소독점주의’라고 한다. 이는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이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미국, 피해자가 직접 형사소송을 수행하기도 하는 프랑스, 범죄 피해자가 검사와 함께 원고 자격으로 형사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독일 등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한국은 1945년 광복 후 약 10년 동안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 담당하는 미국식의 선진 형사사법시스템을 운영했다. 그러나 1955년, 80% 이상이 일제 경찰 출신이었던 경찰 간부들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때 검사가 모든 권한을 가지고 갔다. 한국 검찰은 기소권, 기소재량권, 영장청구권, 수사권(수사종결권) 등을 독점하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도 행사한다. 이는 세계 검찰제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다.

김수창 특임검사가 “수사 문제에 있어서는 검사가 경찰보다 더 법률전문가이고 증거 판단이 나으니까 수사 지휘를 한다”며 “의학적인 지식이나 상식이 의사가 간호사보다 낫다고 해서(간호사를 지휘) 하는 거 아니냐”는 간호사 비하 발언을 하였다.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성명서를 내어 그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했는데 사과를 받는다 해도 30만 ‘백의의 천사’의 깊은 상처가 치유될 수 있을까.

영장주의 본질은 국민의 기본권 제한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객관적 지위에 있는 법관의 판단을 받는 데 그 핵심이 있다. 그러나 현행 헌법상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이 수사지휘권과 결합되어 검찰권 비대화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국민 인권 위해서 수사권 균형 맞춰야

구체적인 해결방안으로 헌법·형사소송법 개정, 시민위원회의 통제, 법원의 재정결정에 의한 통제 등도 적극 검토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검사의 범죄 혐의를 검사가 수사하는 현실은 사법개혁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국민 인권과 권익을 위해서 수사의 균형추가 작동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