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모처럼 광교산 산행을 1년 만에 지인과 다녀왔다. 낙엽들이 떨어져 뒹굴며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영하로 떨어진 날씨 탓인지 모처럼 나선 산행은 얼마 전처럼 등산하는 이들로 북적이지 않아서 고요함마저 감돌았다.
경기청에서는 ‘현장 홍보역량 강화를 위한 하반기 홍보 인력풀 워크숍’을 가졌다. 워크숍은 경기청 작가, 폴오피니언, 폴알림e 등 홍보인력들을 격려하고 서로간의 활동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담화 시간을 마련해 홍보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모두 300여 명이 참여한 워크숍은 개성 넘치고 특별한 문화예술적 안목 있는 경찰관들이 자리했다.
홍보단의 공연과 레크리에이션은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홍보단은 의경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수 등 연예인 활동을 하다가 군에 지원 입대한 이들이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우수연예인인 그들은 노인시설과 학교 등에서 봉사의 일환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홍보단은 <커피를 마시고> 등을 비롯해 가요 4곡을 선보여 관객으로 하여금 감동을 안겼다.
이어진 ‘SNS와의 즐거운 만남’이라는 주제의 외래강사 특강과 함께 6시간의 워크숍을 가졌다. 그중 한 시간은 강경량 경기청장이 특강을 했다. 문학적 소양도 풍부한 강 청장은 ≪죄와 벌≫의 작가 도스토예프스키의 농민혁명기를 거친 삶을 소개했는데, 그가 소개한 작가의 삶은 많은 교훈을 주었다.
≪죄와 벌≫에는 러시아 농민혁명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을 자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여기저기 몰려서서 무엇인가를 약속하며 다시는 반목하지 말자고 맹세하는 것이었으나 곧 자기들이 약속한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을 벌여 서로를 참소하고 살해했다. 모든 것이 불에 타고 기근이 시작되었다. 사람이나 물건이 모두 멸망해 갔다. 역병은 점점 더해가고 퍼져 나갔다’(≪죄와 벌≫ 중에서). 그런데 ≪죄와 벌≫에는 상처 입은 러시아의 정치적 이미지를 경건하게 정화시키는 순결이 녹아 있다. 두 말할 것도 없이 여주인공 소냐의 이미지 때문이다. 창녀인 소냐는 바로 순결의 상징인 셈이다. 러시아를 온통 순결로 정화시킨 창녀 소냐는 귀족의 허위의식을, 공산독재의 시행착오를 일시에 순결이라고 하는 아름답고 거룩한 이미지로 정화시킬 수 있었다. 이처럼 시대의 비극을 떨쳐내려 한 작가는 명작을 낳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강 청장은 설레는 마음으로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긴장하면 지는 것이고 설레면 이긴다’는 ‘남자의 자격’ 김태원이 방송에서 한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한편 강 청장은 지난 7월에 워크숍을 가진 바 있는데, 그때 만났던 현장 경찰관들의 이름과 그들의 희망사항들까지 정확하게 기억해 참석한 폴알림e들을 놀라게 했다.
강 청장은 ‘열정, 즐거움, 스토리’라는 3가지 주제로 강의하면서 열정을 키우려면 시간, 공간, 인간 등 3가지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은 계획을 잘 세워야 하며, 공간은 주변을 잘 정리해야 하고, 인간은 관계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끌리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중 특히 시간을 강조했는데, 지금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하는 것, 능률적인 시간활용, 시작했으면 끝을 보는 것,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강 청장은 경기경찰의 키워드가 상반기에는 ‘현장 중심’이었다면, 하반기의 키워드는 ‘사기 중심’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즐거움이야말로 사기를 드높이는 데 꼭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즐거움이 넘쳐야 세련된 치안역량을 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사회에서 사건사고가 터지면 경찰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사건사고가 생길 때마다 언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연함과 자발성 및 진정성을 지니고 왜곡된 오해를 해소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그는 오늘 내가 걸을 수 있고, 가야 할 직장이 있고, 국민에게 베풀 수 있는 경찰관의 제복을 입을 수 있으니 참 아름답고 행복하다고 했다. 한 해를 돌아보면 오원춘사건, 내연녀살인사건, 안산사건, 미군사건 등 크고 작은 많은 사건들을 슬기롭게 헤쳐 나올 수 있는 데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홍보인력풀 경찰관들은 일부 기능만이 아닌 경찰 전체의 기능을 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경찰의 중심 역할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