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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대통령의 조건

어찌됐던 뿌연 안개가 걷히고 대통령선거 구도가 잡혔다. 이제는 ‘왜 내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가’ 하는 원론보다는 승리를 위한 정략과 술수만이 난무하는 시기가 도래했음도 분명하다.

이 시점에서 온갖 숫자와 그래프로 도배된 ‘대통령되는 방법’ 아니라 ‘대통령이 되기 위한 조건’을 한 번쯤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학을 연구한다는 사람들은 ‘건강’, ‘비전’, ‘설득력’ 등을 대통령의 3대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심드렁한 게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겪은, 그리고 앞으로 겪어야 할 일들을 감안하면 뭔가 적확한 조건이 필요해 보인다.

민주주의 선진국인 미국의 칼튼대학 윌러 뉴웰교수는 ‘대통령의 조건’이라는 책에서 10가지 자질을 요구하고 있다.

“천재적 두뇌가 요구되지 않지만 훌륭한 인격과 성품이 있어야 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진솔하고 감동적인 표현력이 필요하다. 도덕적 신념과 원칙을 고수해야 하지만 상황에 따라 ‘차악(次惡)’도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 그 시대가 갈구하는 인물상이어야 한다. 핵심목표 3~4개에 집중할 줄 알아야 한다. 정치적 이상을 실현할 충분한 시간과 건강을 확보해야 한다. 역사가 지도자를 선택한다는 역사의식을 잊지 말아야 한다. 권좌를 차지하려는 욕구가 강해야 하지만 집착하지 않는다. 위대함 뒤에 도사린 사악함의 실체와 위험성을 알고 끊임없이 경계한다. 앞서 말한 9가지 교훈을 모두 무시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설파했다.

구체적이고 교훈적이며 예지력 있는 깊이가 엿보이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면 무언가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위의 덕목을 갖추기도 쉽지 않지만 너무나 절실한 마음으로 몇 가지 부언하고자 한다. 우선 반쪽짜리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 모두를 따뜻하게 안을 수 있는 대한민국 모두의 대통령이길 소망한다. 또 불우한 이웃의 손을 잡고 울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평화로운 미래로 인도할 리더십과 통찰력이 있기를 기대한다.

남북대치 상황과 부(富)의 양극화, 이념적 갈등, 미래가치 창출 등의 거대담론을 해결해야 할 우리 대통령은 어쩌면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어야 할지 모른다.

초인(超人)이기가 어렵다면, 2천500년 전 페리클레스가 설파한 한마디만은 잊지 말기를 당부한다.

“우리의 정치체제는 민주주의라고 부르는데, 이는 권력이 소수의 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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