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각종 물품을 구입하면서 공개경쟁입찰 대신에 수의계약을 일삼고, 정원 외 직원을 과다하게 채용함으로써 국가 예산을 남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다시피 농촌진흥청은 농업연구기관으로 매사에 신중하고 빈틈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지난 주에 있었던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재무 및 인력 등 전반적인 업무관리가 산만할 정도가 아니라 의혹을 살만한 일들을 해왔음이 드러났다.
농진청은 올 들어 9월말까지 500만원 이상의 물품을 구매한 건수가 1189건에 164억200만원에 달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공개경쟁입찰한 건수는 불과 34건(2.9%)에 금액으로 24억3500만원(17.4%) 뿐이고, 나머지는 수의계약으로 처리한 것으로 돼 있다. 지난해에도 1806건에 231억9300만원을 집행하면서 경쟁입찰은 28건(1.5%)에 금액으로 23억200만원(11.0%) 뿐이었다.
결국 농진청은 연간 수백억원대의 물품을 구입하면서 절차상으로 투명·공정한 공개입찰 보다는 업자와 직접 만나 공급가액을 결정하는 수의계약을 선호한 셈이된다. 물론 매입가격을 경쟁입찰에 붙일 정도가 아니여서 수의계약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 농진청은 지난 5년 동안 정원 외 직원 66명을 채용함으로써 14억여원을 전용 또는 이용하는 등 모두 72억원의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농진청 나름으로는 내세울 만한 이유와 명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법이 정한 바에 따르지 않고, 임의로 정원 외 직원을 채용하고 예산을 쏟아 부었다면 이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다.
특히 농촌과 농민 사정이 어렵다는 것은 농진청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농진청은 연구업무에 전력하면서도 농민과 농촌에 희망을 안겨주는 모범적 역할을 해야할 입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산의 씀씀이부터 사소한 업무까지 만인에 부끄럽지 않게 처리하는 자세와 실천이 요구된다.
바라기는 이번 국감이 농진청의 관행 개선에 양약이 되었으면 한다. 시대가 바뀌고 인간의 사고가 급변하는데 농진청만 안 바뀐다면 그 자체가 부끄럽고, 반시대적인 기관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변화가 필요한 것은 다른 기관들도 마찬가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