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해도 취업이 막막해 애를 태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예 고등학교 진학부터 좀 특별한 길을 택한 이들은 내년 졸업을 앞두고 이미 대부분 취업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이름하여 마이스터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 얘기다.
수원 영통에 있는 하이텍고등학교와 평택기계공고 예비 졸업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 두 학교는 마이스터고교로 지정돼 내년 2월이면 첫 졸업생이 배출된다. 하이텍고교의 경우 졸업예정 학생 140명 모두 지난달 초 취업이 확정됐다. 졸업예정자 142명인 평택기계공고도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취업이 결정된 상태다.
마이스터고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90조 제1항 제10호에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로 정의하고 있다. 최고의 기술중심 교육유망분야의 특화된 산업수요와 연계하여 예비 마이스터(Young Meister)를 양성하는 특수목적고등학교다. 졸업 이후 우수기업 취업, 특기를 살린 군 복무, 직장 생활과 병행 가능한 대학교육 기회 제공을 특징으로 한다.
이 학교에 입학하면 크고 작은 혜택과 수업 기회가 특별히 제공된다. 이를테면 수업료, 입학금, 학교운영지원비가 면제된다. 우수학생과 저소득층 학생에게 별도의 장학금이 지급되고 학생들의 교육집중을 위해 기숙사가 제공되기도 한다. 취업이 확정된 졸업생은 최대 4년간 입영을 연기할 수 있고, 군 복무 시 특기분야에 근무할 수 있다. 군 복무 중 e-Military University제도(전문학사 학위 취득과정)를 통해 대학 졸업취득과 동일한 전문학사 학위취득이 가능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재학생들의 이 같은 높은 취업률, 더욱이 조기 취업 결정으로 이 두 학교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내년 신입생 선발을 위한 시험에서 수원하이텍고교는 3.2대 1, 평택기계공고는 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마이스터고교 학생들의 취업이 조기에 100% 이뤄지는 것은 해당 학교들이 각 기업과 협약을 맺고 맞춤형 교육을 통해 원하는 전문 산업인력을 집중적으로 육성, 배출하기 때문이다.
수원하이텍고교 현수 교장은 “전국의 많은 기업이 우수 학생들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많이 찾아오고 있다”며 “해당 기업들과 협의해 즉시 산업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함에 따라 기업들이 마이스터고교 학생들을 직원으로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 사장에 고등학교 출신 인사가 임명됐다. LH가 처음으로 고등학교 출신 신입사원을 뽑기로 했다고 한다. 고교 출신이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