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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푸어 탈출, 비싼차 멀리하라

신차 구입 3년 40% 감가… 유지비 월100만원
월세→ 전세→집마련으로 실속있는 지출해야

최근 푸어라는 용어가 유행하면서 ‘카푸어(Car Poor)’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주변을 보면 주거지는 비교적 열악한데, 고급차를 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인근 다가구주택을 가끔 지나다 보면 독일 명차반열에 오른 차나 최근 인기가 많은 외제차들이 적지않게 눈에 띄는데, 종종 출근시간 때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의 미혼 직장인이나 신혼부부들이 많다. 자동차는 일단 소비재로 구입 즉시 감가상각이 되고 좋은 차일수록 유지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나게 된다. ‘자동차는 신차 구입 후 3년 후에 차량가격의 약 40%가 감가된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그 다음 내용으로 ‘만약 이것이 이해가 안된다면 5천만원짜리 자동차를 구입하고 3년 후엔 2천만원이 차량가격에서만 날아간다고 보면 된다’는 내용이 곁들여졌다. 물론 유지비나 보험료, 자동차세, 수리비 등은 제외하고 말이다.

그런데 다음 내용이 더 이해가 빨랐는데, ‘만약 그래도 이해가 안된다면 당신이 3년 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베란다에서 1만원짜리 지폐 14장을 3년 동안 한번도 쉬지 않고 144번(=36개월×4주=144주)을 공중에 날리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여기에 기름값과 유지비용 등을 감안하면 한달에 최소 100만원 이상은 들어가고 시간이 더 지날수록 차량가격이 계속 떨어져 결국 5천만원에 구입한 차는 5년 정도가 되면 차량가격의 60% 정도가 공중분해가 된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거기에 유지비를 최소 월 100만원을 잡으면 5년 60개월 동안 6천만원에 차량감가상각 3천만원을 더하면 5년 간 약 1억원 가까운 돈을 소비하는 것이어서 주택마련자금 만들기가 그만큼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현금이 아닌 할부나 리스로 구입하는 경우에는 고액연봉자가 아니고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가 소요됨을 짐작할 수 있다.

신차구입 후 1~2년도 안 돼 중고차 시장에 나오는 고급수입차 상당수가 유지비나 할부금, 리스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발생한다는 중고차 상사 직원의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돈이면 차라리 월세에서 전세자금으로, 전세자금에서 내집마련자금으로 유용하게 사용하거나 대출이자를 갚는데 사용하는 등 주거환경을 먼저 안정시키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폼생폼사도 결국 이성이나 주변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기본적인 본성으로 기인한 것이겠지만, 사실 요즘 같은 때에는 이성이 상대방의 차를 보고 반하는 경우보다는 실속을 보고 반하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한다.

이제는 폼생폼사가 아니라 ‘실생실사(실속)’가 더 중요한 시대가 오고 있다고 본다.

요즘 같이 고시원 푸어족들과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여 있는 ‘4포세대(4가지를 포기한 세대)’들이 많은 시대에 이러한 시대상을 직접 보거나 체험했거나 간접적으로 보고 듣는 20대 후반~30대 초·중반의 젊은세대들은 돈잡아 먹는 하마인 자동차, 특히 값비싼 고급자동차를 너무 사랑하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체면도 구기지 않으면서 연비나 가격도 저렴한 알맞은 차들이 대한민국에는 상당히 많다. 굳이 비싼 수입차나 고가의 차량을 사서 구입하자마자 매일 공중에 큰 돈을 뿌리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결혼이나 전셋집마련, 내집마련, 주택담보대출 상환, 출산, 혹은 노후준비 등에 알찬 자금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김부성 부동산富테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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