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0 (목)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사설]지방자치 되돌아보게 하는 시의원 비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의원들이 많기는 하지만 일부 지방의원들은 의원직을 대단한 벼슬 따위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관할 행정청 견제나 예산심의, 주민의견 수렴보다는 어깨에 힘주고 군림하려는 의원들이다. 심지어는 파렴치한 행위를 일삼아 주민들로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는 끊임없이 지방의회 무용론을 떠올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지난해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20년이 됐다. 20년 성년이 된 지방자치제에 점수를 매기라고 한다면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 최근까지 일부 기초의원들의 추태와 비리 고발이 잇따르면서 기초의회의 위상은 추락했다. 지난해 1월 성남시의회의 한 의원은 전화로 민원을 제기하다 주민센터의 여직원이 자신의 이름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며 직접 주민센터에 찾아가 행패를 부렸다. 사퇴여론에 그 지방의원은 4개월간 의정활동을 중단했지만 약 1천600만 원에 달하는 의정비는 고스란히 챙겼다.

의정부지방법원에 의해 징역 12년의 중형이 선고된 남양주시의회 전직 의원의 행태는 도저히 맨 정신으로 듣기조차 거북스러울 정도다. 기초의원의 지위를 이용해 수차례에 걸쳐 민원인으로부터 12억 원을 받았고 명품 시계와 대형 승용차 구입비와 해외여행 경비까지도 챙겼다. 땅 용도 변경을 위한 청탁이 빌미가 됐다고 한다. 이 기초의원은 민원인 A씨로부터 가스충전소와 골프연습장을 지을 수 있게 땅을 생산관리지역으로 변경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이 기초의원은 부탁을 들어주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이 기초의원이 챙긴 것은 청탁비 명목으로 3억 원을 받은 뒤 돈을 다 썼으니 빌려달라며 4천만 원을 추가로 챙겼다. 해외여행 경비로 9천 달러(한화 1천만 원 상당)를 받기도 했으며 고가의 명품 시계 사진을 보여주며 사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단호했다. “시의원으로서 청렴하고 공정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채 뇌물을 받았다”며 “임기가 끝난 후에도 제3자 뇌물취득, 알선수재 등의 범행을 저지른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는 기초의원과 지역 민원인 사이에 흔히 벌어질 수 있는 토착비리의 한 유형이다. 업무의 특성상 공무원의 개입여부가 궁금한 대목이기도 하다. 매장에서 스카프 절도 혐의로 기소된 시의원도 있었다. 일부 기초의원이 대단한 벼슬인양 권위주의에 젖어 각종 이권에 개입해 뇌물을 수수하는 행위를 언제까지 지켜봐야만 하는지 답답하다. 지방자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