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마치자마자 물가인상 조짐이 심상치 않다. 공공요금이 도미노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물가 불안 우려를 낳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을 주도하는 것은 도시가스 도매요금, 광역상수도 요금,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택시 요금 등이다.
지난 6월 30일자로 원료비와 공급비 명목으로 도시가스 도매요금을 평균 4.9% 인상한 바 있는 한국가스공사는 내년 1월부터 적용될 도시가스 도매요금 인상안을 승인해 달라고 최근 지식경제부에 요청했다. 도매요금이 인상되면 소매요금도 조만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도 광역상수도 요금과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 인상 계획을 한꺼번에 발표했다. 우선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방자치단체 등에 공급하는 광역상수도와 댐용수 요금이 내년 1월 1일부터 t당 13.8원, 2.37원 각각 오른다. 이번 인상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광역상수도와 댐용수를 공급받아 각 가정으로 보내는 지방상수도 요금 원가가 1.2%가량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인천공항고속도로를 포함한 8개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는 당장 27일부터 노선별로 100~400원씩 오른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고속도로는 현재 7천700원에서 8천원으로, 대구~부산 고속도로는 9천700원에서 1만100원으로, 서울외곽고속도로는 4천500원에서 4천800원 등으로 각각 요금이 인상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16개 광역 지자체 가운데 13곳이 택시 요금 인상안을 제출해 놓았다.
생필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두부, 콩나물, 조미료, 밀가루에다 서민의 대표적 술인 소주에 이르기까지 식품업계의 가격인상 러시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어지고 있다. 인상폭도 적지 않다. 두부, 콩나물은 업체에 따라 7~10%씩 오르고 하이트진로는 소주 출고 가격을 8.2% 인상했다. 동아원도 밀가루 출고가를 평균 8.7% 올렸다.
여기에다 지난 여름 태풍과 일찌감치 몰아닥친 한파 등의 영향으로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까지 오름세다. 이래저래 가공식품과 신선식품 가격이 함께 오르면서 물가 오름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경기침체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의 서민 가계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상황이다.
문제는 물가인상의 도미노다. 임기 말 등을 노려 이때다 싶어 단행되는 식료품 가격이나 공공요금 인상 러시는 물가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쉽다. 가뜩이나 실물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억제돼 왔던 가격인상의 물꼬가 터져 다른 장바구니 물가나 개인서비스 요금까지도 덩달아 오르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정부의 강력한 물가안정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