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윤창중씨를 당선인 수석대변인 겸 인수위 수석대변인으로 임명했다. 그는 임명 직전인 대선 이후에도 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은 ‘반(反)대한민국 세력’이고,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는 세력’이라는 극언을 했던 사람이다. 당연히 25일 주요 일간지들은 일제히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진보성향 언론은 물론이고 보수언론도 비판에 나섰다. 윤씨는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인물로, 그동안 칼럼을 통해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발언을 쏟아 부었다. 허니문 기간이지만 언론과 야당이 비난을 하는 이유다.
언론→청와대→언론→대선캠프→언론을 오간 그의 전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누리당 일각에서조차 이번 인사에 고개를 갸웃거린다는 소식이다. 그는 지난 21일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이번 선거는 분명히 대한민국 세력 대 대한민국을 전복할 세력, 반대한민국 세력 간의 일대일 대결이라고 규정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런데 그의 말을 들은 국민은 어이없어 하고 있다. 단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을 뿐인데 졸지에 ‘반(反)대한민국’ ‘대한민국을 전복’할 세력이 되고 만 것이다. 보수정권이 들어서니 당연히 보수인사가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데에 크게 시비를 걸 사람은 없다. 그런데 너무했다.
원색적으로 야당을 비판하고 박 당선인에게 우호적인 글을 써온 사람이니 당연히 호감이 갔을 것이지만 아무래도 첫 단추부터 잘못 꿴듯하다. 박근혜 당선인이 밝힌 ‘국민대통합’ ‘대탕평’ 원칙과도 한참 어긋나는 사람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극좌를 싫어하지만 극우 또한 탐탁하지 않게 생각한다. 그의 글과 방송에서의 발언을 보면 극우인사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언론계와 정치권력을 오락가락하면서 자신의 지지세력에 이로운 글을 발표해 왔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언론과 야당의 임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톡 까놓고 말하자면 박근혜 당선인과 여당에 전혀 이롭지 않은 사람이다.
지금은 분열된 국민들을 통합하는 데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할 때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실의를 어루만져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줘야 할 때다. 이런 판국에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또 다른 상처를 줄 인물을 대통령 당선인의 ‘입’으로 임명한 것은 당선인에게 큰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다. 박 당선인은 앞으로 새 정부의 인사를 실시할 때 청렴도는 물론 과거의 처신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