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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포청천을 기다리며

명절이면 TV를 통해 만나게 되는 ‘판관 포청천(包淸天)’의 주인공 포증(包拯)은 실존인물이다. 중국 송나라 청백리로 그의 공명정대한 판결은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았다. 황제라는 절대권력을 중심으로 권력이 분배되던 봉건시대에 있어 역린(逆鱗)과도 같은 황제의 인척도 처벌했다.

송사(宋史)에는 “포청천의 성품은 매우 강직하여 귀족이나 외척, 환관들조차 모두 그의 소문을 듣고 두려워했다. 아이로부터 부녀자에 이르기까지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라고 적었다.

1062년 사망한 포청천은 지옥의 5번째 관문을 주관하는 판관이 되었다는 전설 속에 민속신앙을 통해 신격화됐다. 한족과 만주족 등 왕조의 색깔과 상관없이 포청천은 청렴하고 능력 있는 관리의 표상이었다. 사후 그와 관련된 각종 희극과 시가 인기를 끌더니 관리들의 부패와 무능이 극에 달한 청나라 말기, ‘포청천 연구’는 애국지사들의 교과서였다.

그런 포청천이 사후 900년이 지나 TV를 통해 홀연히 나타나 다시 스타가 됐다. TV에 이어 경극과 만화 주인공으로 등장했고, 심지어 컴퓨터게임의 캐릭터로 동심까지 자극했다. 국내에는 1997년 한 방송사가 명절프로그램으로 임시 편성했다가 그 인기에 화들짝 놀라 정규편성으로 돌려졌다. 금요일 늦은 밤에 방영했는데,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그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포청천은 말년에 죽음을 무릅쓴 간언을 했다. 후대 임금인 태자를 세우는 일에 있어 인종의 뜻을 공개 반대한 것이다. 아무리 포청천이라 할지라도 임금의 후세를 정하는 일에 반대하는 것은 죽음을 각오하지 않고는 힘든 일이다. 또 ‘황제의 씀씀이가 커서 백성들이 고통 받는다’며 황제의 측근들을 축출하라고 간언했으니 참으로 담대하다.

그런데 여기서 간언을 들은 인종은 권력자로서의 품격을 보여준다. 인종은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몸에는 이롭고, 충언은 귀에는 거슬리지만 행실에는 도움이 된다”며 포청천을 벌하지도 않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의 고언에 귀를 기울였다.

청문회를 보노라면 한줌도 안 되는 재상감을 얻는 게 너무도 어렵다. 준비된 포청천 같은 인재 찾기가 고도를 기다리듯 허무한 것일까.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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