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허르만 라이씨는 네팔사람이다. 10여 년 전 한국으로 건너와 갖은 고생을 하다가 수원역 앞에 ‘카삼’이라는 네팔 인도식 레스토랑을 차렸다. 네팔과 인도사람들은 물론 한국인들도 이 가게를 많이 찾아와 음식을 즐긴다. 그는 항상 싱글벙글 웃으며 손님을 맞는다. 당연히 손님들의 발길이 잦다. 음식 맛도 좋지만 그게 사업의 비결인 것 같다.
그의 가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역전시장에 다문화 푸드랜드(푸드랜드)가 있다. 다문화 가족을 위한 만남과 소통의 장으로 만들고 국내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2011년 7월 조성했다.
수원 역전시장 지하의 빈 점포를 고쳐 만든 곳으로 경기도와 수원시의 예산도 3억5천여만원이나 투입됐다. 베트남, 태국, 중국, 러시아, 몽골, 방글라데시 등 각국의 음식을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는 푸드랜드는 그 나라를 방문하지 않고는 먹을 수 없는 고유한 음식을 한꺼번에 접할 수 있다. 시장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당초의 기대와 달리 푸드랜드는 손님들의 발길이 한산하다. 개업 당시만 반짝 손님들이 왔을 뿐 현재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진 상태다. 평일에는 거의 찾는 사람이 없어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원인은 지하에 위치한 불리한 입지조건과 홍보부족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다. 아직 우리나라 국민들의 다문화 음식점에 대한 인식 부족도 문제다. 음식점들도 특색 없는 메뉴들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사후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개점 때만 요란하게 홍보했을 뿐 지속적인 홍보대책과 활성화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푸드랜드는 역전시장 상인회와 장안대학이 사후관리 및 홍보를 맡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보 보도(12일자 23면)에 의하면 지난 5일과 6일, 점심시간에도 6곳 중 3곳이 문을 닫은 상태였고 문을 연 식당 한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을 뿐 다른 식당은 텅 비어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나은 편인 베트남 식당의 경우 평일 하루 평균 1~2팀 밖에 찾아오질 않아 하루 매출이 10만원도 안 되는 상태라니 딱한 노릇이다. 그러나 계약기간이 2014년까지라 가게를 접을 수도 없는 형편이란다. 음식점을 경영하는 일은 한국인도 실패율이 높다. 낯선 나라에 와서 음식점을 하는 이들은 실패할 확률이 더욱 큰 것이다. 경기도와 수원시가 음식점을 그들에게 권장했다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까지 적극적으로 경영관리를 해줬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