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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폐막작 `아카시아'

10일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을 장식할 영화 `아카시아'는 아카시아 나무를 소재로 입양과 모성이 빚어내는 갈등을 공포와 추리적으로 표현한 영화.
`여고괴담'에서 학원공포물이라는 한국적 호러 장르를 창안한 박기형 감독이 세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으로, 베테랑 여배우 심혜진이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해 주인공 미숙을 연기하며 아직은 `왕년의 스타 김진규씨의 아들'이라는 수식어가 더 익숙한 연극배우 출신 김진근이 상대역 도일로 등장한다.
직물공예에 취미 수준 이상의 조예를 갖고 있는 미숙은 산부인과 의사인 남편 도일과 자상한 시아버지와 함께 전원주택에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엮어나가고 있다. 다만 부족한 게 있다면-결정적이기는 하지만-결혼생활 10년이 다 되도록 아이가 없다는 것.
미숙 부부는 고민 끝에 아이를 입양하기로 하고 보육원에서 빼어난 솜씨로 그로테스크한 나무 그림을 그린 6살짜리 남자 아이 진성을 집에 데리고 온다. 유난히 말이 없고 내성적인 진성은 가족과 어울리지 못하고 다 말라버린 채로 뜰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아카시아 나무 곁에서 맴돈다.
미숙과 도일은 진성을 친자식처럼 사랑하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진성은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더욱이 기적처럼 미숙에게 아이가 들어서자 미숙이 어렵게 짜놓은 천을 풀어헤치고, 아이가 태어난 뒤로는 아이의 입을 틀어막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진성의 행동이 도를 넘어 이제는 미숙과 도일도 진성을 귀찮은 존재로 인식하게 될 무렵 진성은 가출하고 죽은 줄만 알았던 아카시아에는 잎이 돋아나고 꽃이 핀다.
박기형 감독은 풍성한 잎과 매혹적인 꽃향기를 지녔으면서도 가시가 돋치고 벌레가 들끓는 아카시아를 통해 인간 내면의 이중성을 표현해냈다. 아카시아는 진성에게 죽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지만 다른 가족에게는 치명적인 독기를 내뿜는다. 말라비틀어진 나무가 꽃을 피워내는 것도 불임인 줄 알았다가 뒤늦게 임신에 성공하는 것과 다름없다.
참혹하거나 잔인한 장면을 동원하지 않으면서도 방안에 온통 실을 풀어헤쳐놓거나 개미떼가 습격하는 등의 장치를 통해 공포를 자아내는 수법도 신선하다.
그러나 사건의 발단이나 배경을 충분히 암시해놓았으면서도 종반부에 설명이 지나쳐 여운이 오래 남지는 않는다. 영화 장면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렬한 음악도 귀에 거슬린다.
전국의 극장가에서는 17일 개봉된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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