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피터라는 닉네임을 쓰는 정치문제 전문 파워블로거가 있다. 그는 최근 글에서 ‘전문가랍시고 나와서 4대강사업을 찬양하고, 엄청난 성과를 가져오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라고 주장했던 이들이, 이제는 하나 둘 그 책임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맞다. 이 조짐은 이 전 대통령 임기 말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감사원도 임기를 한 달여 앞둔 1월 17일에서야 ‘설계부실로 총 16개 보 중 11개 보의 내구성이 부족하고, 불합리한 수질관리로 수질악화가 우려되는 한편, 비효율적인 준설계획으로 향후 과다한 유지관리비용 소요가 예상’된다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요시설물 품질 및 수질 관리실태’ 감사결과를 냈다.
감사원은 이명박 정권 내내 그토록 시민·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침묵하다시피 했다. 이명박 정권 때는 4대강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빨갱이라고까지 몰아붙이는 부류들도 있었다. 무리한 4대강 사업 추진은 4대강을 망치고 경제적 어려움을 불러온 것은 물론 국론까지 분열시켰던 것이다. 다행히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국민적 의혹 없이 철저히 점검해 앞으로 예산 낭비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한 대로 감사원은 4대강 사업에 대해 감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고, 국회에서도 4대강 수질개선사업 입찰 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통과시켰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4대강에 대한 발언도 힘을 얻을 수 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4대강에 대한 발언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한 말에서도 박 대통령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최대 치적이자 상징이다. 4년간 22조2천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하천 정비 사업이었다. 이 4대강 사업에 대해 박 대통령이 직접 철저 검증을 지시한 것이라고 봐도 된다. 쉽게 말하면 박 대통령은 칼끝을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겨눈 것이다. 사실 박 대통령이 4대강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 “경제정책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건설계획안이고, 건설이 경제정책의 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주시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국민의 피와 땀이 섞인 세금을 가지고 만들었다. 국민들은 부실공사 책임자는 물론 이 사업으로 부당 이득을 취한 자들은 지위여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할 것을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