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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가 - 00224<일간> 2002년 6월 15일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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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주식시장은 투기성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정상적인 투자자금보다는 투기성 자금이 회오리치며, 개미들을 멸종시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오죽하면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주식이 복권보다도 사행성이 강하다”고 답변했을 정도다.
‘돈 놓고 돈 먹기’라는 주식시장에는 ‘정치 테마주(株)’가 있다. 테마주는 주식시장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슈가 발생하면 연동돼 등락을 거듭한다. 따라서 정치 테마주는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의 부침(浮沈)과 함께 널뛰기를 한다.
정치 테마주가 여타 테마주와 달리 음험한 것은 ‘카더라 통신’을 매개로 ‘작전세력’으로 변질한다는 점이다. 일반 테마주가 뜰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기술개발 성공과 신약개발, 기업 실적 호전 소식 등이다.
테마주는 아궁이에 불을 때기에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연관성을 지니지만 정치 테마주는 아궁이도 없는데 연기만 치솟는 경우도 많다.
물론 외국의 경우도 정치 테마주는 존재한다. 특정 정치인이 대권후보로 부상하면 그를 중심으로 한 가족기업이나 평소 그가 강조한 사업군이 테마주를 형성한다. 또 집권세력이 특정사업 추진의지를 밝히거나 우호적 발언이라도 할라치면 주가는 수직상승한다. 반대로 기업가 출신 정치인이 스캔들로 낙마하면 관련 기업의 주가는 폭락을 거듭해 사이렌이 울린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 테마주는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 속에 흑가면을 쓰고 나타났다가 실체도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연기로 인해 흑가면 속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개미들이 뒤따랐다가 깡통을 차기 십상이다. 또 개미들에게 정치 테마주 매입의 기회가 왔을 때는 이미 큰 손들은 한탕 하고 빠진 경우가 태반이다.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자신의 기업을 지키기 위해 사퇴했다. 황 내정자가 경영하고 있는 J기업은 최근 ‘정치 테마주’로 급등했다. 특히 J기업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솔라사업은 상종가를 쳤고, 같은 업종에 투자한 기업들의 주가마저 들썩였다. 황 내정자의 사퇴소식에 당연히 관련 주식들은 곤두박질쳤다. 청장으로 취임하면 자신의 기업주식을 백지신탁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내정을 수락한 이유를 아직 모르겠다. 확실한건 정치 테마주의 속성을 다시금 확인했다는 점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