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2 (금)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사설]박근혜 정부 ‘인사사고 도미노’ 끊으려면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전격 사퇴했다. 공교롭게도 어제는 박근혜 정부가 ‘국민행복 시대’를 선언하며 야심차게 출범한 지 꼭 한 달째 되는 날이다. 그래서 한 후보자의 중도하차 소식은 더욱 안타깝게 들린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이 전대미문의 ‘성접대 의혹’ 속에 물러난 충격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경제 검찰’의 수장 후보가 국회 청문대에 서보지도 못하고 자진 사퇴했으니 말이다. 김용준 초대 총리 후보자의 낙마를 신호탄으로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후보, 김학의 전 차관,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로 이어져온 ‘인사 사고 시리즈’에 이제 종지부를 찍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한달밖에 되지 않았으나, 잦은 인사 잡음으로 인해 국민 사이에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나아가 연이은 인사 실패가 새 정부의 순조로운 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새 정부의 첫 한달은 임기 마지막 해의 6개월 내지 1년에 비견될 정도로 천금 같은 시간이다. 소중한 ‘파종의 시간’이 인사 난맥상으로 허비되다 보니 박근혜 정부의 비전과 철학이 좋은 정책으로 영글어 가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너무 일찍 조성되고 있다.

지난 한달간 잊을만 하면 터져 나온 ‘인사 사고’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를 꼽으라면 사과도 인책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다. 분명히 잘못된 일이 되풀이되고 있는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아무도 잘못을 인정하거나 그에 따른 적절한 책임을 묻는 작업은 없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1기 초기에 톰 대슐 보건장관 지명자가 탈세논란에 휘말려 낙마하자 곧바로 복수의 TV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내가 망친 거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 파격적이고 낮은 자세 덕분에 오바마 대통령은 파문의 조기진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인사 난맥상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 총리는 후보자 신분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칠 때 각료제청권을 행사했다고 언명했다. 그렇다면 적어도 김병관 후보자가 사퇴했을 때 아무런 입장표명도 하지 않는 것은 ‘책임 총리’를 지향하겠다는 입장에서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고위 공직자들의 검증작업을 게을리 한 청와대 실무팀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박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낙점했다고 하더라도, 철저한 스크린을 통해 ‘적부’에 대한 객관적 자료를 제시해 대통령의 올바른 판단과 최종 결정을 끌어내는 일은 실무팀에게 주어진 임무다. 대통령의 눈치만 보느라고 공직 후보자들의 들보만한 흠결을 티끌 정도로 낮춰서 보고했다면 이는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다. ‘인사 사고의 도미노’를 끊기 위한 적절한 사과와 인책이 필요한 때다.






배너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