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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지구촌의 어른

세계는 가까워졌다. 통신과 이동장비 등의 발달이 가져온 변화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일이 집안까지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마음만 먹으면 70일이 아니라 단 하루 만에 세계를 돌 수 있다. 언제부터인지 세계를 ‘지구촌(村)’으로 부른다.

세상이 촌락이라면 당연히 어른도 있을법하다. 팔뚝의 힘을 자랑하지 않고, 주머니 속 엽전을 내보이지 않아도 좌장으로 인정받는 어른 말이다. 현재 지구촌에서는 단연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어른다운 어른으로 꼽힌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노벨평화상 수상과 퇴임 후에 더욱 존경을 받는다는 것이다.

만델라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평등 선거 실시 후 선출된 최초의 대통령이다. 그는 평생 남아공 백인정권의 인종차별에 맞서 투쟁하다가 반역죄로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 받는 등 죽음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1994년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한 만델라의 첫 작품은 ‘진실과 화해위원회(TRC)’를 통한 ‘용서와 화해’였다.

본인이 백인정권의 피해자였음에도 가해자가 진심으로 죄를 뉘우치면 사면하고, 후에 경제적 보상까지 실시했다. 그래서 만델라는 그냥 남아공 대통령이 아니라 지구촌 인권의 상징이 됐다.

대통령 재임 당시 인권문제를 들고 나와 박정희 정권을 당혹하게 했던 지미 카터의 인권의식도 남다르다. 흑인인권의 소외지역인 미국 남부 조지아에서 태어난 카터는 조지아 주지사 시절부터 흑인인권 개선에 앞장섰다.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당시만 해도 상상키 힘들던 이스라엘과 이집트 정상간 만남을 주선해 중동평화를 끌어냈다.

퇴임 후에는 한반도 위기 때마다 북한을 방문해 긴장을 해소했고,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빈곤층 지원과 사랑의 집짓기에 헌신했다. 그래서 재임 때보다 영향력이 강한 ‘퇴임 대통령’이라는 별칭을 듣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90세의 고령이고, 만델라 전 대통령은 95세로 병세가 위독하다고 한다. 아직 지구촌은 이들 어른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남북이 치킨게임으로 치달을 때, 이들 어른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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