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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욱일기(旭日旗)

흔히 욱일승천기로 불리는 일본제국주의 깃발의 정확한 명칭은 ‘욱일기(旭日旗)’다. ‘욱일승천(旭日昇天)’은 사전적으로 “떠오르는 아침 해처럼 세력(勢力)이 성대(盛大)해짐”을 이르는 한자성어다. 따라서 일본 제국주의 상징인 햇살모양의 깃발은 ‘욱일기’로 부르는 것이 옳다.

욱일기는 일본의 국기에서 진화한 제국주의 산물이다. 일본기의 빨간색 동그라미가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의미를 형상화했다. 침략야욕이 물씬 느껴진다. 욱일기는 일본이 한창 탈(脫)아시아를 선언하고, 서구문물을 받아들이던 메이지유신(明治維新) 당시 일본군 군기에서 기원했다. 마음이 찜찜한 것은 현재도 일본 국군격인 자위대가 욱일기를 사용 중이라는 점이다.

1945년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한 일본은 일본군을 해산했고 욱일기도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불과 7년 만에 일본이 자위대라는 이름으로 군대를 부활하면서 해상자위대(해군)부터 욱일기를 다시 게양했다. 현재는 육상자위대 또한 첨단무기에 욱일기를 달고 시위 중이다.

욱일기를 바라보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동남아국가들은 착잡하다. 욱일기를 볼 때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만행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군은 일장기와 욱일기를 앞세워 침략전쟁을 일으켰고, 수많은 희생자를 양산했다. 전쟁과정에서 일본군은 군인뿐 아니라 양민을 학살했다. 또 지금까지 일본이 부정하고 있는 ‘위안부’ 등 민간인 희생자도 엄청났다. 그러니 욱일기를 치켜드는 일본인들을 보는 시선이 싸늘할 수밖에 없다.

2012년 런던올림픽 축구대회에서 우리는 동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박종우 선수는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쓰인 종이쪽지를 들었다가 “정치적 문제를 끌어들이는 것은 스포츠정신에 위배된다”는 FIFA의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일본 관중들이 흔들던 욱일기는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던 기억이 새롭다.

요즘 욱일기가 또다시 축구장을 뒤덮는다. 일본 프로축구팀과 아시아리그 경기를 갖는 국내 축구팀은 일본관중이 흔드는 욱일기와 마주해야 한다. 일본 관중은 욱일기의 기운을 빌리려는 심산인지 몰라도 그 깃발을 지켜보는 피해국가 국민들은 가슴이 먹먹하고 분노하게 된다.

정치를 초월해 신성하다는 스포츠에서 욱일기만큼 정치적 야욕을 드러내는 것도 없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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