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포장양곡표시제가 실시된다.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이미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쌀 브랜드화에 더해서 보다 양질의 쌀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쌀시장과 농민에게 활로를 터주려는 계산이 깔려있다. 따라서 제도 자체만을 놓고 보면 결코 비현실적인 방안이 아니며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제도도 아니다.
문제는 이 제도를 성공시키기 위해 선결되어야 할 조건들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은데다 실제로 허점이 드러난 데 있다. 첫째 이 제도는 시판하는 모든 쌀에 등급을 매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즉 완전미율이 91.4%일 때 ‘보통’, 91.4%에서 95.7%일 때 ‘상품’, 95.8% 이상일 때 ‘특품’ 표시를 하기로 돼있다. 여기서 말하는 완전미란 쌀의 형태가 4분의 3 이상이 온전하면서 투명한 색깔을 띈 것을 말한다.
기왕에 등급제가 도입돼 시행된다면 쌀생산 농가로서는 누구나 특품 쌀을 만들어 높은 값을 받고자할 것은 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특품에 속하는 완전미를 생산할 수 있는 도정기계가 많지 않은데다 완전미를 만들어낼만한 기술과 여건이 부족한 상태다.
결국 특품 쌀을 만들고 싶어도 만들어내기 어려운 것이 우리 현실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그림의 떡’과 같이 농민의 애만 태우는 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또 이 제도와 관계없이 업계가 정한 ‘경기특미’ 또는 ‘철원특미’ 따위의 브랜드쌀이 이미 유통되고 있어서 혼선을 빚을 가능성도 크다.
더구나 제도시행이 두달여 밖에 남지 않았는데 농가와 유통업계에 제도 개시 고지(告知)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출장소 별로 시행 공문을 하달한 바 있으나 출장소에서 유통업계에 전달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한다. 사실이 그렇다하더라도 결과로서는 무책임한 일이다.
결과는 두고봐야겠지만 ‘포장양곡표시제’의 시행을 놓고 성공을 예감하는 쪽보다는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앞선다. 이제라도 업계와 농민들에게 제도 개시를 충실하게 고지하고 아울러 농민들이 특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제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