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7개월 만에 연 2.5%로 인하했다.
그 영향으로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고, 시중은행들의 대출과 예금금리는 줄줄이 내려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9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내린 연 2.50%로 결정했다.
이번 인하 결정은 지난해 10월 2.75%로 0.25p 인하한 후 7개월만에 이뤄진 것으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잠재 성장률에 못 미치면서 저성장 고착화로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 자체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정부와 시장의 우려에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 주요 국가들의 금리 인하 추세도 금리인하 결정의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로 인하한데 이어 호주와 인도의 중앙은행도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해 10월 이후 OECD 34개국 가운데 23개국이 금리를 내렸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소식에 이날 코스피는 23포인트 급등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23.00포인트(1.18%) 상승한 1979.45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16포인트(0.37%) 오른 1963.61로 개장해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기준금리 인하 발표가 나오면서 단숨에 상승폭을 키웠다.
6거래일 연속 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천355억원, 기관은 1천89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이 같은 매수세는 지난달 11일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크다.
원·달러 환율 역시 크게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4.5원 오른 1091.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는 장마감 30분 전 1086원선에서 1091원선까지 5.00원 가까이 급등했다.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자금과 상품 관련 부서 담당자 회의를 열어 상품별 금리인하폭과 시기를 검토 중이다.
시장금리에 연동하는 변동금리부 대출 상품은 당장 10일부터, 은행이 고시하는 예금 금리는 이르면 내주부터 내려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