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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학살전에 불과"

힘의 논리에 밀린 '부당한 전쟁'역설
후세인 체제서 이라크인 해방 회의적

"인류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다."
네티즌들 사이에 '펜더'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민간 군사전문가 이성주(29)씨. '민간'이라 불리기엔 전쟁과 군대, 그리고 무기에 관한 한 수준급인 그가 지난해 딴지일보에 연재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펜더의 전쟁견문록'(이가서 刊) 상·하 두권을 출간, 전쟁과 인간사의 상관관계를 풀어놓았다.
이 책은 특히 지난 여름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이라크전에 사용된 대량살상 무기와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 본연의 모습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번 이라크전이 미국이 발표한대로 후세인 공포 체제로부터 과연 이라크 국민에게 해방을 가져다주었는지 의문스럽다"고 반문한다.
펜더는 지구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목적을 경제적인 것과 사회적 불평등에 기인한 무력행사로 단정짓는다. 특히 이번 이라크전은 "학살전에 불과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러나 "인간은 전쟁의 목적을 부정한다. 특히 경제적 이유 때문에 전쟁을 벌이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으면서도 굳이 이 사실을 은폐하고 자유나 평등, 독립, 자위권 등의 형이상학적인 이유를 들어 전쟁을 즐긴다"고 펜더는 지적한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이라크전에 접근하고 있는 펜더는 그가 갖고 있는 군사 관련 상식들과 생각들을 '딴지' 스러운 엽기발랄한 문체로 표현하고 있다.
어느날 지구에 파견된 외계인의 관점에서 쓰여진 보고서 형식이란 구성장치는 지구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다. 지구 밖의 별 쥬신이라는 공화국에서 파견된 나 '펜더'는 이라크 전쟁의 진상을 빠짐없이 기록, 쥬신으로 보고한다는 설정은 독자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펜더 특유의 '끼'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펜더의 전쟁관은 사뭇 삼각하고 진지하다. 여느 전쟁보고서에서 찾을 수 없는 신랄한 비판과 독설도 등장한다. 그는 이라크전이 훌륭한 포장지로 포장돼 있음을 질타, 힘의 논리와 강자의 논리에 밀려 결코 정의롭지 못한 전쟁이 '정의로운 전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고 부르짖는다.
이러한 전쟁의 참상과 잔인함은 펜더가 갖고 있는 해박한 지식을 통해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달된다. 그렇지만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현역병을 마친 평범한 대한민국 젊은이다.
"학교 수업도 빼먹고 부산, 진해, 진주 등의 군기지와 항구를 돌아다닐 만큼 전쟁과 무기에 대한 호기심이 컸습니다. 어느 분야든 관심을 갖고 열심을 낸다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독학으로 군사전문 논설위원의 경지에 오른 그의 열정과 집념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케 한다.
펜더라는 필명은 한 때 건장한 체구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게 검은색과 흰색이 섞인 상의를 입고 다닌 데서 붙여진 애칭이다. 그 후로 그는 이성주라는 이름보다 '펜더'라고 불리는 것을 더 좋아했다고 한다.
1975년 대구에서 태어난 펜더 이성주는 1999년 박철수 필름 아카데미에 들어가 시나리오 작업 등 본격적인 영화 일을 시작했다. 현재는 '딴지일보' 군사전문우원 '아웃아이더' '영점프' 회사사보 등에 글을 게재하며 전쟁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꿈을 키우고 있다.
정수영 기자 jsy@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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