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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과천 추사박물관, 명소로 자리하길

추사 김정희(1786~1856) 선생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명필가다. 고향은 원래 충남 예산이지만 70세에 과천 관악산 기슭에 있는 아버지의 묘 옆에 가옥을 지어 기거하며 수도에 힘쓰고, 광주 봉은사를 오가며 여생을 보내다가 세상을 떠났다. 이런 인연으로 과천시가 추사박물관을 만들었다. 지난 3일 과천시 주암동에 개관한 추사박물관은 전체 4천261㎡ 부지에 지상 2층, 지하 2층 규모이다. 이곳에 상설전시실과 기증전시실, 기획전시실, 뮤지엄숍, 체험실, 교육실, 강의실, 수장고 등을 갖추고 있다. 추사의 진품 유물도 많이 소장하고 있다. 추사 서신 등 귀중한 유물들을 볼 수 있다.

추사의 친필 간찰(편지) 26점을 비롯, 초정 박제가, 영재 유득공, 우선 이상적, 추사의 동생 산천 김명희 등에게 보낸 자료와 청대 학자들의 각종 서화류 70여점 등 1만5천여점이다. 이들 자료 중엔 특히 금석문 연구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여조인영서, 송자하입연시, 추사 옹방강 필담서, 경설합벽, 연경실집 등 진품 유물이 있다. 추사는 24세 때 중국 연경(현 북경)에 가서 당대의 대유학자인 완원, 옹방강, 조강 등과 교류하기도 했다. 이때 옹방강은 추사를 ‘경술(經術)과 문장이 해동 제일’이라고 평가하며 극찬하기도 했다. ‘추사 옹방강 필담서’는 둘이 필담으로 나눈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추사박물관엔 또 추사에게 매료돼 평생을 추사 연구에 매진해 온 일본인 학자 후지츠카 치카시(1879~1948)의 기증 자료들도 있다. 친필, 고서, 서화 등 1만4천500여점의 자료들은 그의 아들 아키나오(1912~2006) 교수가 2006년 2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시에 모두 기증한 것이다. 과천시의 추사박물관은 하루아침에 설립된 것이 아니다. 이미 2004년 과천문화원 주도로 추사학회가 결성, 추사작품전시회와 학술대회를 여는 등 추사 관련 조사 연구를 계속하고 있고, 추사 선생이 여생을 보낸 ‘과지초당’과 ‘독우물터’를 복원했다.

추사박물관은 추사 유물과 작품을 한 데 모은 국내 최대의 추사박물관이다. 추사는 학문에서는 실사구시를 주장했고, 서예에서는 독특한 추사체를 만들었다. 북한산 비봉에 있는 석비(石碑)가 조선 건국 시에 무학대사가 세운 게 아니라 신라 진흥왕순수비였음을 밝힌 것도 추사였다. 또 근거 없는 지식이나 선입견으로 학문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으니 추측과 아전인수식의 궤변이 난무하는 오늘날 우리사회에도 꼭 필요한 인물이었다. 과천시는 이처럼 의미 깊은 추사박물관을 다기능 복합공간으로 육성, 전 국민의 명소로 만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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