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식품업계 대기업이 자사 제품을 강매하면서 욕설을 퍼붓는 영업형태가 공개되어 국민들로부터 분노를 사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파문을 일으킨 기업은 전 경영진이 사죄하는 등 기업경영 개선의 의지를 보였지만,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급기야 매출도 30%나 급감하고, 주식도 큰 폭으로 추락하였다.
이런 사건을 통해 우리는 기업이 위대한 성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면 책임의식과 비즈니스 윤리를 보다 진정성 있게 보여줘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버클리 대학 교수이자 「The Market for Virtue」의 저자 데이비드 보겔(David Vogel)은 기업의 도덕성이 기업이익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착한 기업’은 악덕 기업에 비해 비즈니스 위험이 적고, 따라서 도덕성을 갖춘 기업이 수익성 면에서도 우위를 차지한다는 결론이다.
경제학자 로리 바시(Laurie Bassi)는 돈만 잘 버는 기업의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하면서, ‘착한 회사 지수’를 만들어 미국 경영 전문지인 <포춘>이 선정한 100대 기업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착한 행동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이, 더 높은 성과를 올리고 주식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좋은 성품이란, ‘갈등과 위기의 상황에서 더 좋은 생각, 더 좋은 감정, 더 좋은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영숙, 2010)이다. 과거의 경영시스템은 돈과 권력에 의해 좌우됐지만, 오늘날은 전략적 제휴와 아웃소싱, 급속한 세계화와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새로운 제품을 혁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앞서 더 좋은 생각, 더 좋은 감정, 더 좋은 행동으로 조직과 사회의 문화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기업에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길이 열린다.
그래서 성품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 기업들은 다음 몇 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
첫째, 고객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경청해야 한다. 경청이란,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잘 집중하여 들어 상대방이 얼마나 소중한지 인정해 주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이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문제가 생겼을 때 기업들은 회피하고 묵인하는데, 이것은 큰 잘못이다. 경청하지 않아서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형국에 이른다. 갈등이 일어나기 전에 또는 위기가 발생한 시점에서 고객 목소리에 경청하는 기업이 위기를 발전의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다.
둘째, 직원들의 필요를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배려란, 나와 다른 사람 그리고 환경에 대하여 사랑과 관심을 갖고 잘 관찰하여 보살펴 주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이다.
앞서 제품 강매와 욕설 영업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업의 경우, 비정규직 비율은 식품업계 중 최고이면서 평균 연봉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고용구조가 외부 업체에 대한 강압적 영업을 만들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직원들의 필요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와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셋째,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책임감이란,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알고 끝까지 맡아서 잘 수행하는 태도(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이다. 단순히 재무제표의 손익계산서를 흑자로 유지하기 위해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단발적인 성장 속에 기업을 가두는 것과 다름없다. 2002년 다국적 회계 감사 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최고경영자들의 70% 이상이 폭넓은 사회적 책임이 기업 수익성에 핵심적인 요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대한 기업은 인력과 자본을 인류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도록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다.
현대는 좋은 성품이 각광받는 시대이다. 기업도 이제는 좋은 성품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고객과 직원, 사회와 좋은 관계를 맺는 ‘좋은 성품’이 위대한 기업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