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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일칼럼]공정한 사회로 가는 길

 

모 방송국 메인 뉴스시간에 ‘배려하는 사회’라는 연중 기획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물질적으로는 더 없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지만, 약자와 타인에 대해서는 양보와 배려가 부족한 삭막한 사회에서 살고 있음을 반증하는 사례라 할 것이다. 두레, 품앗이, 향규 등과 같은 민간 부락공동체를 통하여 상부상조하는 정신을 소중하게 여겨왔던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삭막한 사회로 전락하게 되었을까? 현재와 같은 상황은 무슨 요인 때문에 초래되었는가?

첫째, 성적과 결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과도한 경쟁의식이다. 결과물이 우수하다는 것은 중간과정이 그만큼 험난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중간과정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오직 결과와 1등만을 기억한다.

이와 같은 성적 지상주의가 과도한 경쟁의식을 촉진시키고, 나아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저급한 사회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 점에서 더불어 함께 사는 삶에 대한 소중함을 교육하지 않고, 오직 성적과 결과로만 평가하는 현재의 교육 체계를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배려가 부족한 사회가 된 까닭

둘째, 저급한 이기주의이다. 요즘은 옛날과 달리 한 가정 한 자녀가 대세이다. 그래서 자식에 대한 사랑이 유별나다. 문제는 왜곡된 자식 사랑이 어려서부터 타인에 대한 양보와 약자에 대한 배려의 소중함보다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자신의 권리는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래서 절대로 양보하지도 털끝만큼도 침해당하지 않으려 하면서, 자신이 감당하여야 할 책임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하거나 때로는 스스로 방기해 버리기도 하고,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저급한 이기심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특혜를 누리는 사람도, 그러한 이유로 상대적 불이익을 감수하여야 할 사람도 없는 사회가 바로 공정한 사회이며 정의로운 사회이다.

셋째, 배려는 국가 간에도 필요한 소중한 덕목이다. 얼마 전에 끝난 브라질 월드컵 예선 이란과의 최종전이 끝난 후 이란 대표팀 카롤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 벤치를 향하여 ‘주먹 감자’를 날리는 파렴치한 행위를 하였다.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중언부언하며 변명하였지만 결국 이란 대표팀은 스포츠맨십을 스스로 포기한 비열한 3류 팀으로 그리고 자신은 오로지 승리만을 추구하는 불쌍한 스포츠 노동자로 전락시켜 버렸다.

그런가 하면 <해이트 스피치 방치는 일본의 수치>(2013. 06. 18, 김현기)라는 중앙일보 기사 역시 일본인의 저급한 이기주의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그 기사에 따르면 일본에는 현재 반한 운동을 펼치는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이라는 우익단체가 존재하는데, 그 단체에서는 한국과 한국인을 폄하하는 악질적인 해이트 스피치(hate speech)를 수시로 외쳐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유엔 경제·사회·문화 위원회(CESCE)는 두 달 전 일본 정부에 “해이트 스피치에 의한 모욕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공식 견해를 발표하였다. 이 같은 유엔의 권고는 일본국과 일본인에게는 타국과 타국인을 존중하는 최소한의 배려조차도 찾아볼 수 없는 이기적 종족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일본은 유엔의 공식적인 권고 사항에 대하여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과도한 경쟁의식·이기심 버려야

약자와 타인 그리고 타국과 타국인에 대한 배려는 ‘지금보다 나은 세계’ 그리고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두려운 적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참다운 관계를 파괴하는 과도한 경쟁의식과 저급한 이기심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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