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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은 항상 자신들의 나라가 ‘세계의 중심이 되는 나라’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바탕에는 문화적, 민족적 우월성이 존재하고 있다. 중국의 문화는 특유의 시공(時空) 속에서 형성되었다. 이러한 문화는 오래전부터 주변 국가들에 전파돼 왔고, 선진 문화를 수출하는 문화수출국으로서의 지위도 누렸다. 그 결과, 중국인들은 자신의 나라가 천하의 중심국가(中國)라는 자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갖는 자존심이 너무 강해 우월의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른바 화이(華夷)사상이 그것이다. 화이사상은 문화의 중심이 중국민족, 즉 한족(漢族)에 있고 그 주변의 민족을 문화적으로 열등한 오랑캐 정도로 보는 민족적 자존의식이다. 중국인들이 스스로를 중화민족이라고 부르길 좋아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중국 사람은 목숨만큼 체면을 중시한다. 상대가 체면을 잘 지켜주면 그것을 큰 명예로 생각한다. 한마디로 자신을 알아주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래야 상대방을 신뢰하고 흔히 말하는 관시(關係)도 좋아진다. 체면과 자존심도 불가분의 관계로 본다. 때문에 체면을 살려준다는 것을 자신들이 자존심으로 내세우는 문화적 우월성을 알아주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중에서도 문자에 대한 우수성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다.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외국인에게 큰 호감을 갖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여기에 그들이 자존(自尊)이라 부르는 고전과 고사성어를 적절히 섞어 사용하면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어제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방문 중 유창한 중국어 실력으로 외교의 성과를 높였다는 평가다. 특히 가는 곳마다 고전을 인용해 중국인들의 호감을 샀다고 한다. 칭화대 연설에서는 관자(管子)와 중용(中庸)을 인용하여 인생의 지혜를 전했고,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정상회담 때는 논어의 한 구절로 북핵 문제에 대한 입장을 대신했다.

군자지도(君子之道) 비여행원필자이(譬如行遠必自邇) 비여등고필자비(譬如登高必自卑). “군자의 도는 멀리 가고자 하면 가까이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높이 오르고자 하면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칭화대에서 한 말처럼 방중을 계기로 한·중 간 새로운 20년의 기틀이 마련될 것을 기대해 본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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