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백년지대계(敎育百年之大計)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 교육의 실정은 그렇지 않다. 백년은커녕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시로 교과 과정이 바뀌어 학생과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또 교육은 입시위주로 진행되고 학교는 입시학원의 역할을 한다. 창의성이나 인성을 키우고 사회 각 부분에 필요한 다양한 인재를 육성하기 어렵다. 화성시가 ‘창의지성교육도시’를 내세운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었으리라. 채인석 화성시장이 말하는 창의지성 교육은 지성교육을 통해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이다. 지성교육은 인류의 다양한 지적 전통이나 문화적 소양, 경험과 체험, 사회적 실천을 바탕으로 생각을 키우는 교육이다.
채 시장은 최근 지난해 23개교였던 창의지성교육 모델학교를 올해 42개교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학급당 25명 정원의 ‘스몰클래스’ 6개교(44학급) 조성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 5개교(48학급) 추가 조성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교원도 50명 늘렸다. 학생들의 특별실 설치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당연히 이에 필요한 예산도 적지 않다. 화성시는 2012년 119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바 있다. 올해는 2013년 200억원, 2014년 300억원, 2015년 350억원 등 2015년까지 모두 1천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화성시의 예산 상태로 보아 만만치 않은 규모다. 2017년까지 완료될 ‘학교시설 복합화’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화성시는 전국 최고의 교육 경쟁력을 가진 교육도시로 브랜드화할 욕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화성시의 ‘창의지성교육도시’ 프로젝트가 비판을 받고 있다. 본보(15일자 1면)에 의하면 이 창의지성교육이 오히려 학교들의 특색사업만 사장시키며 변질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창의지성교육 모델학교로 지정된 한 학교 관계자의 말을 화성시장은 새겨 들어볼 필요가 있다. “각 학교마다 엄연히 특색사업이 있는데 창의지성교육 모델학교로 지정되면서 모든 학교가 계획된 프로그램에 따라 똑같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예산만 낭비하는 사업이란 뜻이다. 특히 인건비를 비롯한 운영비가 사업비보다 더 많이 집행되는 것으로 나타나 예산 낭비형 선심행정이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사실 이 사업은 초기부터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 사업 모두가 사업명만 살짝 바꿔놨을 뿐 이미 타 지자체에서 실시했거나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이란 비판을 받았다. 또 창의지성교육사업 모델 지정학교에서 근무 중인 사회복지사 전원 해고 문제도 이 사업에 상처를 입혔다. 교육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