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한 자녀를 잃어버린 가정을 ‘스두자팅(失獨家庭)’이라 부른다. 지난 3월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는 이런 가정에 대한 심각한 논의가 있었다. 물론 대외적으로 10대 정치 핫이슈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논란은 매우 뜨거웠다. 한명뿐인 자녀가 부모가 생존한 상황에서 먼저 세상을 뜰 경우 양로 문제가 심각한 골칫거리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외동아들·딸은 모두 2억1천8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중 1천만명가량이 25세 전에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녀 없는 가정도 매년 7만6천 가구씩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0만명의 노인이 노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거노인은 올해 중 1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가와 사회의 부담이 급격히 커지자 정부 차원의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1979년 이후 한 자녀 정책을 기본 국책으로 강력하게 시행한 중국은 현재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스두자팅(失獨家庭)뿐만이 아니다. 샤오황디(小皇帝)에 대한 문제점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그중 주링허우(90년대 이후 출생자)에 대한 우려는 더욱 크다. 이들은 부모의 과보호로 생산보다는 소비에 강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남달라 그렇다. 명품 구매에 월급을 다 써버리고 부모에게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월광족(月光族)들도 대부분 이들이다. 응석받이 독생자들이 많아지면서 중국군도 비상이다. 체력이 약해지고 명령을 안 들어 훈련에 어려움을 겪기 일쑤며, 이로 인해 군기가 문란해지면서 전투력도 약화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고민하는 더 큰 문제는 정상적인 세대교체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낮은 출산율이다. 2.1명이 되어야 하나 중국은 현재 1.1명이다. 따라서 신병 모집 대상도 감소했다. 베이징의 입대 가능 연령층은 2008년 56만명에서 작년 30만명으로 줄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이르면 2015년부터는 한 가정 두 자녀를 허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는 보도다. 인구가 많아서 걱정이던 중국이 이젠 인구가 줄어 고민하고 있으니 세월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한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