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 시나위(신대철·김정욱·윤지현)에게는 ‘1세대 헤비메탈 록밴드’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특히 초대 보컬 임재범이 부른 밴드의 대표곡 ‘크게 라디오를 켜고’가 수록된 데뷔 음반의 이름 ‘헤비 메탈 시나위(Heavy Metal Sinawe)’는 이 같은 팀의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2006년 9집 ‘리즌 오브 데드 벅스(Reason of Dead Bugs)’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새 앨범인 ‘미러뷰(Mirrorview)’는 기존의 음악에 익숙한 팬들이라면 고개를 ‘갸우뚱’ 거릴 법도 하다.
1번 트랙 ‘미러 룸(Mirror Room)’에서는 지난 1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8대 보컬 윤지현의 랩이 들리는가 하면, 타이틀곡 ‘슬픔의 이유’에서는 우쿨렐레 연주와 오토튠을 사용한 보컬이 등장한다.
최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시나위는 “마일스 데이비스(1926~1991)가 지난 1969년 비밥(Bebop : 1940년대 중반 미국에서 유행한 자유분방한 재즈 연주스타일) 재즈를 버리고 퓨전을 선택한 것처럼 정체되기보다는 새롭게 태어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리더 신대철은 “좋아하는 메탈 스타일의 음악도 있고, 일렉트로닉한 감각과 내게 음악적 ‘뿌리’가 되는 블루스도 섞었다”며 “세월이 흘렀는데도 한 지점에 머무는 것은 불행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등 그 시기에 맞는 표현 방법이 각각 있다는 설명이다. 1986년 임재범, 1996년 김바다에 이어 세 번째로 윤지현의 목소리를 입혀 다시 태어난 6번 트랙 ‘크게 라디오를 켜고’처럼 말이다.
“앞서 임재범, 김바다 선배가 불렀다는 ‘무게감’이 있잖아요 그래서 ‘망치면 안되겠다, 잘 불러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죠”(윤지현)
보컬 윤지현은 올해 27세로 경북대 경영학과 재학 중이다. 신대철보다 무려 열아홉 살이나 어리지만 무대 위에서 떨지 않는 배포만큼은 누구보다도 뛰어나단다.
여름에 걸맞은 신나는 리듬이 돋보이는 타이틀곡 ‘슬픔의 이유’는 대중적이면서도 무척이나 실험적으로 들린다. 인트로의 신시사이저, 이어지는 오토튠을 사용한 보컬, 전자 우쿨렐레 연주 등 이질적인 요소들을 한 데 버무렸기 때문.
“오토튠을 마치 ‘악기’처럼 하나의 보컬 스타일로 사용한 거죠. 우쿨렐레 부분은 원래는 피아노나 어쿠스틱 기타를 생각했지만, 갑작스레 눈에 띈 게 우쿨렐레였습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느낌의 소리인 것 같아 재미있겠다 싶었거든요”
시나위가 태어난 지도 어느덧 27년이 흘렀다.
지난 1986년 이래 강산이 두 번 이상 바뀌는 동안 ‘시나위’라는 이름은 임재범·김종서·김바다·서태지 등 걸출한 뮤지션들을 다수 배출하는 등 우리나라 대중음악시장에 뚜렷한 족적을 남겨왔다.
이들은 자신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할까.
“장르 음악의 시작을 알린 것 같습니다. 특정 장르를 전문으로 성공한 밴드는 시나위가 최초라고 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그 길을 열어주지 않았을까요. 그 이후로 힙합이나 여러 전문 장르를 표방하는 아티스트가 나왔거든요”(신대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