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디움에서 라이브를 할 수 있는 건 여러분 덕분입니다. 이 무대에 서 있는 게 꿈만 같고 기쁩니다” (유노윤호)
그룹 동방신기(유노윤호·최강창민)의 두 멤버는 쉴 새 없이 ‘퍼플 라인(Purple Line)’의 격한 안무를 소화했다. 지난 2008년 1월 이들에게 처음으로 일본 오리콘 주간 싱글차트 1위를 안긴 그 노래다.
석양이 뉘엿뉘엿 넘어가던 지난 17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동방신기는 훤칠한 키가 돋보이는 금빛 의상을 입고 랩, 진성, 가성이 오가는 이 노래를 라이브 밴드 반주에 맞춰 열창했다.
30℃가 넘는 뜨거운 여름 날씨 탓에 이들은 어느새 땀으로 ‘범벅’이 됐다. 무대를 휘젓는 화려한 무대 조명에 멤버들의 땀방울이 반짝반짝 빛났다. 객석 여기저기서 “도호신키(동방신기의 일본식 발음), 도호신키!”하는 외침이 들렸다.

이 공연은 지난 4월부터 진행된 ‘동방신기 라이브 투어 2013 ~타임(TIME)~’의 마지막을 장식한 콘서트. 동방신기는 사이타마 슈퍼아레나, 삿포로돔, 나고야돔, 오사카 교세라돔 등 5대 돔과 이번 닛산 스타디움을 합쳐 총 85만 명에 달하는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일본에서 열린 한국 가수들의 공연 사상 가장 많은 관객 수다. 특히 17-18일 닛산 스타디움에서는 회당 7만 2천 명, 이틀에 걸쳐 무려 14만 4천 명의 팬들과 호흡했다.
한류 아이돌뿐만 아니라 일본 현지 가수들도 ‘꿈의 무대’라 부르는 도쿄돔이 회당 5만 5천여 명을 수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동방신기의 이번 투어 규모는 엄청나다.
밴드 라르크앙시엘(L‘Arc~en~Ciel), ’국민그룹‘으로 불리는 스마프(SMAP) 등 현지에서도 손에 꼽는 팀들만이 닛산 스타디움에서 단독 공연을 했다.
동방신기를 상징하는 빨간색 응원도구를 지참한 7만 2천 명의 관객은 마치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의 ‘붉은악마’를 보는 듯했다. 닛산 스타디움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결승전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무대가 암전되고 마치 영화 ‘스타워즈’의 한 장면처럼 광선검을 든 채 적을 무찌르는 동방신기의 영상이 전면 전광판에 등장하자 관객들의 함성이 거세졌다.
지난 2005년 일본 진출한 동방신기는 최근 쉽게 접할 수 없던 초창기 곡들도 무대에 올려 반가움을 안겼다. 이들은 한국 3집 타이틀곡이자 일본 2집 수록곡 ‘오-정반합(O-正反合)’을 비롯해 일본 1집 수록곡 ‘하트, 마인드 앤드 소울(Heart, mind and soul)’, 일본 두 번째 싱글 ‘썸바디 투 러브(Somebody to Love)’ 등으로 지난 8년간의 여정을 총망라했다.
막대한 물량이 투입된 이번 공연에서는 그만큼 볼거리도 풍성했다.
동방신기는 유명 애니메이션 ‘원피스’에 삽입돼 국내에도 잘 알려진 ‘셰어 더 월드(Share the world)’ 무대에서 두 대의 이동식 차량에 나눠타고 관객을 향해 공을 나눠주었고, 모노레일을 타고 120m를 이동하며 ‘Y3K’를 불러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모든 관객에게 나누어 준 시계 모양의 팔찌는 중앙의 통제에 따라 저절로 빨강, 노랑, 파랑 등 각가지 색의 물결을 빚어내 일대 장관을 이뤘다.
이들의 첫 스타디움 공연을 보기 위한 ‘예매 전쟁’도 어느 때 못지않게 치열했다. 이에 지난 18일에는 14만 4천 명에 미처 들지 못한 팬들을 위해 오사카·교토·히로시마 등 일본 각지 38개 영화관에서 공연을 생중계하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동방신기는 오는 25일과 31일 오사카와 도쿄에서 각각 열리는 일본 여름 음악축제 ‘에이네이션(a-nation)’에 출연, 활발한 현지 활동을 이어간다.
“오늘도 동방신기의 역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가 늘었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최강창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