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울산 낮 최고 온도가 40℃를 넘을 정도로 무더위가 절정을 이르고 있고 여름철 휴가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경찰, 군인과 함께 전 공무원이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대대적인 훈련인 ‘을지연습’ 준비에 들어간다.
국민들 중에 을지연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실제 국가비상사태 발생 시 행동요령에 대해 알고 있을까, 을지연습을 준비하면서 갑작스레 궁금해진다.
올해 46회째를 맞이하는 을지연습은 ‘함께해요 을지연습, 튼튼해요 국가안보’라는 슬로건으로 국가기관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 등 총 6천600여개 기관 40여만명이 참가하는 범정부 차원의 비상대비훈련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국민들 일부는 ‘대한민국은 평화로운데 굳이 전쟁연습을 해야 하나’, ‘국가와 공무원, 군대만 훈련하면 되지 나까지 관심가질 필요가 있나’라고 을지연습에 대해 무관심하게 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평화에 안주하고 경제성장의 과실만 따 먹기에는 우리 주변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또한 최근 일본의 헌법개정 움직임과 우경화,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의 군사대국화, 독도·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 등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환경 또한 대한민국의 안위를 위협하고 있다.
전쟁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과거 이념대립이 동북아에 갈등과 전쟁을 촉발시켰다면, 이제는 국가 간 영토분쟁이나 경제적 이해관계로 인해 언제든지 긴장이 폭발할 수 있다. 이러한 위협 속에서 평화롭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우리의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비상상황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와 연습이 필요하다.
해마다 반복되는 훈련이다 보니 타성에 젖어 의례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더욱더 긴장하고 훈련을 실전처럼 임해야 할 것이다. 유비무환이라고 했다. 준비가 철저하다면 어떠한 위기가 오더라도 온 국민이 뭉쳐서 고난을 쉽게 해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안보는 국가의 근간이다. 경제성장을 이룩한다고 한들 안보가 무너지면 경제도 무너진다. 이번 을지연습은 국민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