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보아와 함께 KBS 2TV 2부작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 촬영을 마치고 헐레벌떡 달려온 임시완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들이 속한 9인조 그룹 제국의아이들은 멤버별 활동에서 쏠림 현상이 심하다.지금껏 황광희가 ‘예능돌’, 김동준이 ‘만능 체육돌’, 임시완이 ‘연기돌’로 아이돌시장을 아울러 두각을 나타냈다면 올해는 박형식의 인기가 초고속 엘리베이터를탔다.
일부 멤버가 바빠지면서 개별 활동이 없는 멤버들도 갑절로 힘들어졌다.이들이 드라마, 예능, 광고 등의 스케줄을 마친 후 새벽에 모여 연습해야 하고, 이들이빠질 때를 대비해 여러 버전의 안무를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하민우는 “이번엔 메인 보컬들의 스케줄이 많아져 이들이 빠진 행사 때는파트를 채우느라 고생”이라고 웃었다.
최근 한 음악 프로그램 대기실에서 제국의아이들을 만났다.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이 팀을 알린 뒤 멤버들의 개별 활동으로 이어진다면 올해 4년차인 제국의아이들은 팀보다 멤버들이 먼저 떠 일반적인 흐름에 역행했다.
심지어 그간 인지도가 급상승한 멤버들이 제국의아이들로 활동 중인지도 각인되지못했다. 그룹의 브랜드 파워가 약했던 건 널리 불린 히트곡이 없기 때문. 가요계에서도 콘텐츠에 대한 아쉬움을 거론한다.“데뷔 전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선보여 주목받았어요. 하지만 팀의 콘셉트가뚜렷하지 않았고 음악도 아쉬움이 있었죠. 두 달에 한 번씩 음반을 내는 여느 그룹과 달리 새 음반을 내는 기간도 길었고요”(박형식, 하민우)최근 이들은 미니앨범 ‘일루전(Illusion)’을 발표했다.
일부 멤버의 인기 고공 행진을 고려할 때 타이틀곡 ‘바람의 유령’의 음원 성적은 다소 아쉬웠을 수 있다. 황광희는 “이번 앨범으로 쐐기를 박을 줄 알았다”고 웃으며 “요즘은 가수의 인지도에 휘둘리지 않고 대중의 귀가 한층 냉정해진 것 같다”고 시장을 분석했다.
이같은 결과에는 멤버들이 보컬, 랩, 작곡 실력 등 아이돌 시장에서 분야별대표 선수로 꼽힐 만큼 음악 재능을 보여줄 기회가 부족했던 탓도 있다.
멤버들은 음악적인 신뢰를 쌓아 기대치를 반드시 높이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김동준은 “나와 케빈, 박형식이 KBS 2TV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다”며 “그간 알앤비(R&B) 풍의 보컬인 케빈, 발라드에 강한 박형식 등 각자의 음악 실력을 선보일 기회가 없었다.
가려진 재능을 보여줘 낮은 기대치를 한방에 높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체 반성에도 불구하고 제국의아이들이 ‘드디어 떴다’는 건부인할 수 없는 상황. ‘바람의 유령’은 엑소와 크레용팝의 기세에 밀렸지만 KBS 2TV ‘뮤직뱅크’에서 3위까지 올랐다.
팀 행사비는 4배가 뛰었고 박형식이 라면·의류·과자·음료, 황광희가 음료·유통업체, 임시완이 화장품 등 광고 노출도 부쩍 늘었다. “개별 활동 수익은 각자에게 분배된다”고 설명한다. 박형식은 자신의 스케줄을 묻자 제대로 세지도 못할 정도. ‘진짜 사나이’, ‘스토리쇼 화수분’, ‘라디오 스타’ 등의 예능 프로그램 녹화, 김은숙 작가의 신작 드라마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 촬영,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연습, 광고 촬영…. “스케줄만 잡아주면 감사한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연예인으로 할 수 있는 분야는 다하는 것 같다”고 배시시 웃는다.
그중 ‘진짜 사나이’ 출연은 ‘신의 한수’였다.
그는 미리 경험한 군대에 대해 “그전엔 인간의 도리에 어긋나는 부분 아니면 말도 못하고 소심했는데 요즘엔 독기와 자신감이 생겼고 분명히 남자다워졌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임시완은 ‘해를 품은 달’, ‘적도의 남자’ 등의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 우뚝 섰다.
“음악과 연기, 어느 것도 포기하기 싫다”는 그는 오는 11일 방송될 드라마‘연애를 기대해’에서 보아와 키스 신도 찍었다.
“키스 신이 있어 좋았다”고 웃으며 “데뷔 13주년을 맞은 보아 선배와 또래는 비슷해도 경력이 10년 차다. 거기서 오는불편함, 거리감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인생 선배처럼 편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이돌 그룹의 팀워크는 특정 멤버가 부각될 때 금이 가기 십상. 팀 내 갈등을 유지하는 법을 묻자 문준영은 “서로 예민할 때도 있지만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각자 자기 관리를 터득해 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김동준도 “우린 함께 시작해 혈연과 다른 끈끈함이 있다”고 거들었다.
제국의아이들은 어떤 의미인지 묻자 ‘엄친아’로 불리는 임시완이 답했다.
“둥지죠. 다른 그룹과 달리 개별 활동이 많은데 둥지를 벗어나서 힘차게 날갯짓을 하고 반드시 다시 돌아오는 둥지요.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를 받아 더 멀리 날아가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