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한 달 동안 동네에서 승용차를 몰아내는 혁명적인 사건인 ‘생태교통 수원2013’ 페스티벌이 개막된 뒤 이제 절반 정도가 지났다. ‘혁명’이란 표현을 했을 정도로 이 사업은 처음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이 계획이 발표됐을 때 당사자들인 행궁동 주민은 물론이고 수원시 공무원들조차 어이없다는 표정 지었다. 사실 자동차가 없으면 불편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불편함을 넘어 생활에 지장을 받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해당지역에서 상업을 하는 사람들, 기사식당이나 물류사업을 하는 이들에겐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택시 기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기사식당에 차가 들어오지 못한다면? 당연히 주인은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정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생태교통 행사가 시작되자 이 집은 예전보다 더 많은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다. 손님들이 줄을 이어 마당에까지 파라솔을 펴고 영업을 하고 있다. 행사를 반대하던 주인은 고맙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흡사 자기 집 주차장인양 자동차만 즐비했던 골목길엔 어느새 카페나 빈대떡집, 공방이 들어서 손님들로 흥청거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풍경이다.
생태교통 수원2013 페스티벌의 핵심은 행궁동 지역주민들이 자동차를 버리고 친환경이동수단을 이용하여 생활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환경과 사람의 소중함을 체험해 보는 것이다. 행사가 시작된 두 번째 주말인 지난 15일 행궁동에는 전국에서 찾아온 관람객으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이들은 각종 자전거와 생태 교통 이동수단을 타며 즐거워했다. 수원시는 이번 한 달 동안 7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아무래도 100만명은 넘지 않을까 예상된다. 지난 첫 주말에만 30만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이번 생태교통 수원 2013 페스티벌은 성공을 거둘 것 같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몇몇 미비한 점은 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성공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가 문제다. 9월 한 달이 끝나고 이 거리와 골목을 다시 자동차가 점령해 버린다면 누가 이곳을 찾을 것인가? 비록 마을환경은 개선됐다고 하나 자동차로 가득한 마을은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제안한다. 매일은 힘들겠지만 주말만이라도 주민들 스스로 자동차 없는 마을을 만들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