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수청동 소재 물향기수목원은 수도권 전철 오산대역 근처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2006년 5월 경기도가 개원, 운영하는 시설이다. 10만평 부지 규모로 조성된 대한민국 최대 규모 자생식물원으로서 습지생태원, 수생식물원, 호습성식물원 등의 주제원이 있다. 또 한국의 소나무원, 단풍나무원, 토피어리원, 만경원, 유실수원, 중부지역자생원 등 다양한 20개 주제원과 1천700종의 식물로 조성돼 있다. 이젠 수도권지역 주민들의 나들이 쉼터로 정착됐다.
원래 수목원은 학습적, 산업적 연구를 위한 시설이다. 공원이나 유원지와는 다르다. 다양한 식물유자원을 수집·증식·보존·관리와 전시하고 자연·생태 교육체험의 장으로 활용되는 곳이다. 하지만 이젠 생활에 지친 도시인들의 청정휴식 장소로 더욱 각광받고 있다. 물향기수목원의 지난 한해 관람객수는 55만4천여명이라고 수목원 측은 밝혔다. 이 정도면 운영 면에서 괜찮은 수준이다. 그런데 물향기수목원 입장료를 놓고 도와 도의회가 대립하고 있다.
도가 ‘인상 조례안’을 입법예고하자 도의원들은 이에 맞서 ‘인하 조례안’을 발의한 것이다. 도는 최근 청소년·군인 입장료를 700원에서 1천500원으로, 어린이는 500원에서 1천원으로 2배 올리도록 하는 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2006년 개원 이후 8년째 입장료를 동결해 왔고 지난해 2억9천만원가량 적자가 발생하는 등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다른 수목원과 비교해 봐도 입장료가 너무 싸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다. 이에 오산시의회와 도의회가 반발하면서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 설치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하게 된 것이다.
송영만(민·오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은 청소년·군인·어린이(초등학생)의 입장료는 무료, 6∼8월 폐장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7시로 늦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도는 도의회 조례안이 통과될 경우 4천여만원의 입장료 수입이 줄고, 연장개장에 따른 추가비용이 발생해 전체적으로 6천만원가량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도는 물향기수목원뿐만 아니라 경기도종합사격장의 클레이사격장 사용료, 도립축령산자연휴양림 입장요금도 인상 검토 중이라고 한다. 최악의 재정난을 돌파하려는 도의 안간힘이 이해가 되지만 도의회와 잘 협의해서 이용객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조정이 됐으면 한다.